(다음철도동호회 전문③게시판 12268글, 2005.12.30)
부산 지하철 1호선의 다대포 연장이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신평역을 경유하는 것은 너무 굴곡 노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od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서 정확히는 말할 수 없지만, 어차피 다대포에서 외곽인 신평역 주변으로의 이동량 자체는 얼마 안된다고 봅니다. 이보다는 시내로의진입이 더 중요하고 수요도 많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신평역 경유보다는 중간쯤에서 분기를 하는게 어떨까하는데요. 아래 그림에서는 괴정역으로 해보았지만,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검토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운행방식으로는 두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마천 행처럼 신평행과 다대포행을 1:1로 나눌 수 있고요.
둘째는, 신평행과 다대포행 중 수요가 적은 것을 지선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본선과 별도로 기지인입선을 지선으로 활용하고 있는 서지철 2호선이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사례지요(물론 순환선이라 좀 성격이 다르지만)습니다. 직선 노선 중에는 도쿄메트로의 마루노우치선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마루노우치선도 차량기지 때문에 나카노사쿠우에-호난초 간 4개역을 본선과는 별도로 운행시키고 있지요.
어쨌든 현재의 계획이라면 다대포까지 너무 굴곡노선이거니와 정차역도 많습니다. 신평역까지 가는데도 지루하더군요. 사하역 정도 지나니 이용 승객도 크게 줄고요. 노포동 북쪽으로도 만약 연장이 된다면 무지 긴 노선이 되는데 길다는게 문제가 아니라 모든 역을 정차하며, 굴곡노선이라는 점 등의 운행의 효율성이 문제입니다.
당국에서 도로처럼 그냥 연결만 할 생각을 말고, 소요시간이나 운영면에서도 좀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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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철도동호회 전문③게시판 11603글, 2005.11.02)
앞서 '중앙선'이 아닌 '~호선'처럼 번호를 부여하자는 것 때문에 논쟁이 있었는데요. 일단 저는 번호를 이용한 노선명 부여에 조건부 찬성입니다. 그러나 번호를 이용한 노선명이냐, 지명을 이용한 노선명이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인구 2000만이 넘는 거대 도시권인 수도권에서, 단순히 1, 2, 3..호선 과 같이 1차원적인 체계가 아닌, 지하철과 광역철도를 간의 위계를 고려한 좀더 체계적인 노선명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일단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일본의 지하철에서 노선명을 기호화하고 역명에 번호를 부여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성격의 것이지, 노선 자체를 번호화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가지고 일본에서도 지명을 이용한 노선명은 한계를 드러냈다.. 라고 하는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봅니다. 또 지하철은 그렇다 쳐도 일본의 수 많은 전철들, 우리로 치면 광역전철의 역할을 하고 있는 JR과 사철 노선들은 여전히 노선에 지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들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도쿄와 상당히 유사한 도시철도 체계를 가진 런던의 사례를 들기 위해 멀리 영국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섬나라라는 특징부터, 정치 체제, 비싼 물가, 열차의 통행방향 등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만 노선명을 짓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런던 지하철의 경우 일본처럼 지역명을 이용해 노선명을 짓습니다. 지하철의 경우 10개 남짓한 노선이 있어 번호를 부여하려고만 한다면 하겠지만, 백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명을 붙여 왔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지하철은 좀 내용에서 빗겨가니 일단 패스하지요.
문제가 되는 광역철도를 봅시다. 런던 주변에 열댓개 정도의 민영철도 회사가 운영하는 노선이 있는데(모두 옛 국철이 전신), 일단은 회사 별로 노선색을 분리합니다. 그러나 개별 노선에 번호를 붙이는 경우는 없으며, 일부 노선의 경우 지역명을 이용한 명칭을 부여하기는 하지만, 대개는 '○○~△△ 간 열차' 정도로 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역철도의 경우 수 십개의 노선이 있으며 운행계통까지 고려한다면 정말 셀 수 없는 노선이 있기 때문에, 번호 부여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수도권 전철처럼 간선철도와 아주 별개의 것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단적으로 런던 근교의 상당수 광역철도가 디젤동차), 번호 체계의 적용이 고려되지 않는 듯 싶습니다.
이와는 정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독일입니다. 번호 체계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일본 철도보다 오히려 독일 철도의 예를 드시는 것이 나았다고 봅니다. 독일이라는 나라는 정말 극단적으로 번호를 부여하는 나라라서, U-Bahn(지하철), S-Bahn(광역전철)은 물론, Regional Bahn(지역철도)와 IC, ICE에까지 번호를 부여하지요. 우리로 치면 KTX 경부선, KTX 호남선을 KTX 10호선, KTX 20호선처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만 무턱대고 1호선, 2호선, 3호선.. 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열차들의 위상을 구분하여 번호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의 경우 그냥 1호선이 아니라 U1, 광역철도의 경우 S1, 또 지역철도에 따라 RE23, RB12..식으로 번호 앞에 그 열차의 등급을 표시합니다. 민영 회사에서 운영하는 노선도 별개의 노선 체계가 아닌데, 예를 들면 베를린 근교의 Ost Express의 경우 약자를 앞에 붙여, 'OE60'과 같은 식으로 명칭을 부여합니다. 정말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독일인들의 국민성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영국, 그리고 독일이 양 극단에 서 있다면, 그 둘 간을 절충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나라가 프랑스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우리처럼 지하철에는 번호를 부여하지만, 간선철도나 TGV의 경우 지명을 이용해 노선명을 부여합니다. 눈여겨 볼 파리의 광역철도, 즉 RER도 번호 체계를 가지는데, 숫자가 아니라 알파벳으로 표기를 합니다. 즉 1호선, 2호선...13호선으로 지하철 노선을 표기하고요. 여기에 A선, B선...E선으로 광역철도인 RER을 표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지명을 이용한 것과 숫자를 이용한 체계 중 꼭 무엇만이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각각의 도시가 처한 상황과 특성, 역사에 따라 적절한 것을 쓰면 되는 것이지요. 다만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만약 번호를 부여한다면 하되, 아무 기준도 없이 막무가내로 부여하지 말고, 지하철과는 체계를 달리해서 부여하자는 것입니다. 두 자릿수의 노선 번호가 나오는 것은 문제가 안 됩니다. 다만 그것이 아무 기준 없이 무질서하게 부여될 경우 인식하기가 너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선은 10호선으로 하는 것 만큼은 반대하고 싶습니다.
앞서 살펴본 철도 선진국 대도시의 경우 번호 노선명이냐 지명 노선명이냐는 나라에 따라 달랐지만, 모두 지하철과 광역철도를 구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였습니다. 겉에 보이는 모습만 같다고 지하철과 광역철도를 동일시 할 수는 없습니다. 광역철도는 그 목적이나 활용도의 측면에서 지하철보다는 오히려 철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통일호가 했던 역할을 전동차로 모습만 바꾸어 서울-천안을 달리고 있는 것이지요. 중앙선도 마찬가지입니다. '10호선'이란 명칭은 언젠가 9호선에 이어 건설될 '서울지하철' 노선에 부여되어야 합니다. 아니면 차라리 서울 시내에 건설될 경전철 노선에 이 번호를 부여하면 하지, 광역전철에는 반대합니다.
지하철이 한 구간에 한 노선만이 고정되어 달리는 것과 달리, 광역철도의 경우 같은 구간이라도 운행 계통에 따라 여러 노선이 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번호 부여에 신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도심에서 같은 노선이나 교외에서 운행 계통이 갈릴 경우 두 자리 숫자를 부여해서 S2, S21, S22와 같이 구분하기도 합니다. 수도권전철의 경인선-경원선 루트를 11호선, 경부선을 12호선, 중앙선을13호선처럼 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정리하면, 일단은 현재의 체계와 같이 지하철은 번호로, 광역철도는 지명으로 노선명을 부여하는 것으로 둘 간의 성격을 구분했으면 합니다. 이 경우 지하철과 광역철도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구분되지요. 다만 번호를 부여한다면 현재의 번호 체계와는 구분되는 체계로 했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Korail의 K자를 따서 '경인-경원선 K11, 경부선 K12, 중앙선 K15, 분당선 K21, 수인선 K22, 일산선 K3, 과천선 K41, 안산선 K42...' 과 같은 표현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알파벳이 거부감을 느껴지거나 노인들을 위해야 한다면 '광역11호선, 광역12 호선...'의 표현을 주로 쓰되 K는 약자로 쓰고요. 이 경우 서울1호선, 서울 2호선, 서울3호선.... 인천1호선 인천2호선... 광역11호선, 광역21호선.. 으로 체계화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동호회 차원에서 번호 부여에 민원 신청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그보다는 지하철과 광역철도를 구분하여 체계화한 노선명을 요구하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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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철도동호회 전문③게시판 8546글, 2004.06.28)
수도권전철에서 운행되고 있는 급행열차요.
저는 이게 99년에 경인선 2복선 개통하면서, 경부선에도 같이 생긴 줄 알았는데요...
88년도 시각표, 수도권전철 부분에 보니 직통열차 시각표가 있군요.(저만 몰랐나요?-_-;)
어렸을 때 수도권 전철은 많이 탔어도, 직통열차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직통열차가 언제 생겼는지 알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구로-수원간에 2복선화가 되면서 생기지 않았나 싶은데요...
혹시 이 당시에 직통열차 타보신분 있으신지요.. 그 당시에도 현재의 플랫폼을 이용했는지 궁금하구요.
덧붙여 88년도 7월 시각표에 있는 직통열차 시각을 올려봅니다.
지금보다 정차역도 적고, 하행은 서울-수원 32분밖에 안걸리네요.. 허허..
수원행 | 서울행 | ||||||
K665 | K667 | K669 | K671 | 열번 | K662 | DL664 | DC666 |
0808 | 1910 | 1940 | 2000 | 서울 | 0748 | 0820 | 0840 |
- | - | - | - | 용산 | - | 0815 | 0835 |
0827 | 1929 | 1959 | 2019 | 안양 | 0728 | 0756 | 0816 |
0836 | - | - | - | 성대앞 | - | - | - |
0840 | 1942 | 2012 | 2032 | 수원 | 0715 | 0740 | 0800 |
자료 : 월간 교통관광 198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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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사한 결과 80년대 초 시각표에서도 급행의 정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제일 오래된 것이 1984년 시각표에 '고속전철'이라는 명칭으로 서울-수원간 급행시각표가 나오더군요. 1986년 시각표에는 2003년까지 쓰인 '직통'이라는 명칭으로 나오고요. 아마도 1981년 영등포-수원간 복복선 개통 당시부터 운행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06년 현재 수도권광역전철 경부선의 급행은 시간당 1편성 꼴로 용산(서울)-천안 간에 운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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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철도동호회전문④게시판 1865글, 2006.05.26) |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해협을 잇는 해저터널이 개통되어 고속철도인 Eurostar가 투입된 것은 94년이지만, 영국 구간의 경우 고속 전용선이 없어서 기존선을 이용해왔지요. 이후 Channel Tunnel Rail Link라는 이름으로 영국구간의 고속선 건설이 추진되는데요.
재정적인 이유 때문에 공사는 크게 2단계로 나뉘어서 진행되고요, 그 중1단계 구간인 채널 터널 입구-노스 켄트 지역 이 2003년 완공되어 현재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내년 2007년에 나머지 구간인 런던-노스 켄트 지역 구간이 완공되는데요. 2차 개통과 함께 Eurostar의 시발역도 기존의Waterloo 국제역(도심 남쪽 위치)에서 St.Pancras역(도심 북부에 위치)으로 이전된다고 합니다.
특히Eurostar의 기존 정차역인 London St.Pancras와 Ashford 에 Stratford역이 추가로 건설되어, 영국 구간의 경우 3개 역에 열차가 정차할 예정입니다. Stradford역은 여러모로 우리의 광명역과 닮은 역인데요, 런던 도심에서 서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런던올림픽의 주요 경기장이 위치할 예정이고요, 인근에 도클랜드라는 런던의 신도심(우리로 치면 여의도나 강남)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Stradford에서 런던 St.Pancras까지는 지하로 건설된다는 점도 우리의 광명-서울역 고속선 구간이 지하로 계획되어 있다는 점과 비슷하지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말씀하신 고속열차는 바로 이 구간에2008년부터 국내선용으로 투입될 고속열차인데요. 일명 'A-Train'으로 불리우는 이 열차는히타치에주문을 했고요, 신칸센 400계가 베이스가 되었다고 합니다.런던의 동남부 지역의 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Southeastern 사에서 운영권을 따냈다고 하네요. 특히 열차의 전압이 25kV와 750V 병용이라는 점이 특징인데요,이는 Southeastern의 기존선 구간이 750V 이기 때문입니다(이는 기존 Eurostar 열차도 마찬가지). 최고속도는 기존 Eurostar 열차보다 떨어지는 225km/h입니다.
특히 이 열차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Olympic Javelin' 라는 이름으로, 도심의 St.Pancras역과 주요 경기장들이 위치한 Stratford역 사이의 셔틀로 운행된다고 합니다. 얼마전 시험 차량이 도입되었는데, 지난 4월 3일에 이 1호 차량에영국의 유명한 여자육상 금메달리스트인 Dame Kelly Hormes의 이름을 따서 명명식을 했다고 합니다.육상선수의 빠른 이미지가 고속열차와 잘 맞기 때문에 육상선수를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중간 부분에 참고 자료가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outh_Eastern_Trains
요거는'Olympic Javelin' 에 대한 설명이고요.
http://en.wikipedia.org/wiki/Olympic_Jav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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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철도동호회Editor's Space게시판 25번글, 2006.07.18)
앞서 동력집중과 분산에 대한 논란을 읽어보았는데요.
KTX와 신칸센의 비교를 떠나서, 동력집중과 분산식을 모두 채택한 적이 있는 ICE의 사례로 잠시 화제를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ICE는 첫 상업운행이 시작된 91년부터 활약해 온 ICE1(401형)과 96년 등장한 ICE2(402형), 99년 등장한 ICE3(403/406형)과 ICE3의 틸팅버전 ICE-T(411/415형), 그리고 비전화 구간에 투입되다가 현재는 운행을 중단한 상태인 디젤틸팅버전의 ICE-TD(605형)가 있습니다. 이 중 틸팅버전들은 재끼고, ICE1, 2, 3만 보면요.
ICE1의 경우 전후부에 동력제어차가 위치하여 push-pull로 운행하는, KTX와 같은 구조입니다. 다만 KTX의 2, 18번째 차량처럼 반실구조의 동력객차가 있지는 않고요.
즉 <동력제어차+T+...+T+동력제어차>와 같은 구조이지요.
ICE1 출처: http://www.asahi-net.or.jp/~ny8h-ky/
ICE2의 경우 동력제어차가 한대로 줄어버립니다. 그래서 동력차가 없는 반대편 끝 쪽에는 운전실과 객차가 같이 있는 제어객차가 있습니다.
즉 <동력제어차+T+...+T+TC> 와 같은 형태가 되지요.
아래 사진은 각각 ICE2의 양 끝부분의 모습입니다. 첫째 사진이 TC고, 두번째 사진이 동력제어차이지요. 다만 TC라고 해도 운전실과 객실 사이에 작은 기계실이 있어 운전실 너머로 전면의 풍경을 본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반객실 반운전실에가까운 구조이지요.
ICE2 출처: http://www.railfaneurope.net/ice/ice.html
그리고 드디어 문제의 핵심.. ICE3입니다. 요놈은 동력집중 방식이 주를 이루는 유럽의 고속열차 중에서 드물게 동력분산식입니다. 웅장한 음을 내며 열차를 견인해주는 동력부, 즉 기관차는 사라지고, 대신 모든 기계 장치들은 객차 바닥 밑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신 동력제어객차와 동력객차가 등장했고, 동력제어객차 부분에서는 운전실 너머 전면의 풍경을 보는게 가능해졌지요.
즉 <동력제어객차+T+동력객차+T+T+동력객차+T+동력제어객차>의 4M4T구조입니다.
ICE3의 전두부. 출처: http://www.bahn.de/
어라.. 이건 다름아닌 동차 고속열차의 원조 신칸센과 비슷한 모습인데요.. ICE의 등장 순서상으로 볼 때 결국 독일철도, 나아가 유럽철도도 동력분산식의 우수성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대개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으리라 봅니다. 동차의 왕국(심지어는 화물열차까지 동력분산화 시키는 -_-;)일본철도의 승리인가?... 과연 ICE3이 동력분산으로 채택된 데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요.
ICE의 변화 (위에서부터 차례로 ICE1, 2, 3) 출처: http://www.railfaneurope.net/ice/ice.html
여기서 잠시 독일의 고속철도 ICE에 대해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TGV를 베이스로 한 KTX나 옆 나라 신칸센을 주로 보아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속전용선(고속신선)은 당연히 고속철도를 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고속‘전용’선이지요. 때문에 가끔 게시판에 고속선에 새마을을 넣자 뭐 이런 글 나오면 쫌 터문 없는 생각으로 여겨지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칸센이나 TGV 계열과는 달리 독일이나 이탈리아 같은 경우 고속철도의 개념 자체가 좀 다릅니다. 뭐랄까, 신칸센이나 TGV의 경우 고속철도가 기존철도와는 구분되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서비스이지만, ICE는 IC/EC라는 기존의 간선 네트워크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금 더 빠른’열차입니다. 단적인 예로 TGV의 경우 예약을 해야만 탑승이 가능하지만(즉 구간권+특급권 개념?), ICE의 경우 DB의 여느 열차들과 마찬가지로 예약없이(물론 해도 되고) 구간권 만으로 탑승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받아지리라 보는 것은..
ICE의 고속선에 IC/EC와 심지어는 화물열차(두둥~)들도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도 그렇고요. 스페인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같은 식으로 ICE 열차의 경우에도 전용선로(아니, 고속신선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군요)는 4개 구간밖에 없지만, 운행 계통별로 30개가량의 노선이 존재합니다. ICE건 IC건, 신선이건 기존선이건 거의 격식없이(?) 돌아댕깁니다. 다만 간선열차냐 로컬열차냐 이 정도의 구분은 뚜렷합니다. 즉 얘네들한테 고속신선은 TGV나 신칸센처럼 고속철도 자체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전라선이나 장항선 같은 노후 구간을 직선화하여 용량증대와 속도향상을 이루듯이 짓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즉 우리처럼 “KTX = 광명~대전, 옥천~대구 고속신선구간”이라는 연결고리가 희박하다는 말이지요.
자, 다시 독일철도 사상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던 1998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ICE1의 탈선 사고로 100여명이 사망했던 비극적인 사건의 한편에서는 ICE의 새 변신이 예고되고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ICE3이었습니다.
여기서 문제의 실마리는 ICE3의 개발 목적에 있습니다. ICE3이 개발된 것은 다름아닌 DB의 네 번째 고속선 구간인 Koeln-Mainz 구간을 위해서인데요. 이 구간은 건설비를 줄이기 위해 ‘여객전용’으로 설정하고, 구배를 40퍼밀까지 허용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에 맞는 열차를 위해서는 구배에 약하고 축당 하중이 높은 동력집중식보다 동력분산식의 열차가 유리했던 것이지요. 이것이 곧 ICE3로 태어나게 된 이유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이미 건설된 세 개의 고속선 구간의 경우 기관차 견인의 일반열차와 화물열차도 다니기 때문에 구배를 완만하게 하고 허용중량을 높여서 건설하였습니다.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었던 것이고요. (제가 엔지니어링 부분에는 까막눈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관차견인방식 즉 동력집중식의 경우 구배에서 동력분산식에 비해 딸리는가 보지요? )
적어도 ICE에 있어 동력분산식의 선택은 속도나 가속도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핵심은 코스트 절감, 그것도 뭐 운행상의 연료비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비 삭감 -_-;
동력분산식이건 집중식이건 딱히 한 가지 측면에서만 바라볼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참고 사이트:
http://www.asahi-net.or.jp/~ny8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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