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서 서유럽으로 기차를 이용해 들어갈 경우 벨로루시란 나라를 통과하는데요. 이 나라가 비자받기가 까다롭지요. 체류비자의 경우 현지에 아는 사람이 있어 초청장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차로 통과만 할 경우 통과비자를 받으면 됩니다. 이 경우 기차표 사본으로 초청창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이쪽으로 여행하실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제 경험을 토대로 정보를 올려봅니다.


1. 모스크바→바르샤바 기차표

일단 러시아의 기차 시각 검색은 여기서 하면 됩니다. 영어와 러시아어가 모두 가능하므로 쉽게 검색이 가능합니다.

http://www.poezda.net/en/

모스크바→바르샤바 기차표의 경우 모스크바 고질라 호스텔(http://www.godzillashostel.com/)에서 해결했습니다. 여기 사이트 들어가시면 기차표를 신청하는 배너(train tickets)가 있고요. 여기에서 관련사항을 작성해서 Send를 클릭하면 이쪽으로 메일이 가게됩니다. 저 같은 경우 휴일이 껴서 이틀만에 답장이 오더라고요.

기차운임$89(R2350인데 1$=R26,45로 계산)+수수료 5%
= $94

고질라측은 답장을 통해 이렇게 운임을 알려주면서, Paypal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고질라쪽으로 입금을 하라고 합니다. 이 사이트는 저는 몰랐는데 이베이 등과 관련해서 해외결제 하시는 분들이 많이 쓰시는 사이트더군요. 회원가입하고 send money하면 송금이 되는데, 회원가입할 때 1불 정도 Paypal로 카드결제가 되고, 이게 결제내역 상에 뜨는데 여기에 나온 네자리 수를 입력해야 최종적인 본인인증이 되어 입금이 가능해집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네이버 지식인 같은데서 'Paypal 회원가입'이라고 치면 상세한 설명이 나오더군요. 덧붙여 저같은 경우 학생이라 신용카드가 없어, 아버지 카드를 빌렸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어머니와는 성이 다르기 때문에, 빌릴 경우 아버지 카드를 빌려야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입금을 완료하고 메일을 보냈고, 다음 날인가 바로 입금확인과 함께 스캔한 이미지를 보내주더군요. 9월 1일 기차표 스캔이미지 도착. 여기까지 1단계 Mission Complete 입니다.


ps. 사실 처음에는 론리플래닛에도 나온 Traveler's Guest House에서 기차표도 취급한다길레 여기서 해결하기로 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이 호스텔 사이트로 들어갔더니 2006년 9월부로 영업을 중단한다고 하는 청천병력과 같은 공지가 구석에 자그맣게 써있더군요. 출국 날짜는 다가오는데 조금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스윗모스코우 호스텔(http://www.sweetmoscow.com/), 모스코우 홈호스텔(http://www.moshostel.com/)에도 기차표 관련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이 거의 1주일 후에 오거나, 아얘 답장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고질라에서는 메일이 와서 기차표를 해결하게 되었지요.

모스크바→바르샤바 기차표



2. 벨라루스 비자

이렇게 받은 기차표 이미지를 스캔합니다(흑백인쇄도 상관없음). 9월 4일, 이것을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벨라루스 대사관으로 갔습니다. 네이버에서 '벨라루스 대사관'치면 전화(02-2237-8171)랑 약도가 나옵니다. 그래도 한번더 위치를 확인하고자 오전 9시쯤 전화를 걸었는데, 난데없이 들리는 엄숙한 러시아말(?)소리. 저는 당당히 한국말로 비자를 받고자 하는 이유와 대사관 위치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설픈 한국 발음으로 하는 한마디 - "버티고개." 더 이상 못 물어봤습니다.

일단 6호선 버티고개 역으로 갔습니다. 인근 상가 부동산과 카센터에서 물어물어 갔는데요, 다음에 가실 분들을 위해 약도와 설명을 다시 올려봅니다.


6호선 버티고개역 1번출구로 나오자마자, 뒤돌아보면 카센터가 있습니다. 카센터 골목으로 올라가다보면 왼쪽에 공영주차장이 보입니다. 계속 올라가면 작은 골목길과 교차로가 있지만 직진하시고요, 좀더 가면 좌측에 '세명파라메딕'이라고 써있는 간판이 보이는데 계속 위로 올라갑니다. 막다른 골목 좌측에 테라스가 있는 하얀 건물이 보이는데, 거기서 좌측으로 꺾어 들어가면 또 막다른 골목이고요 여기에 벨라루스 대사관이 있습니다. 고급개인주택을 쓰고 있어서 벨을 누르면 열어줍니다. 아마도 대사관저와 대사관을 같이 쓰는 듯 합니다. 들어가시면 바로 좌측 사무실에 한국인 직원이 있고 비자를 신청하면 됩니다.


■ 비자접수시간: 오전10시-12시

■ 제출서류:
- 여권
- 여권용 사진 1장
- 초청장 or 기차표 사본
- 신청서는 대사관에서 쓰면 됨
(자신이 다니는 직장이나 학교의 연락처를 알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신청서를 쓸 때 필요합니다.)

■ 통과비자 가격:
-급행(2일 소요) $30
-일반(1주일 소요) $15


1주일짜리 신청해서 드디어 9월 11일, 다시 한남동 대사관을 들러 여권과 비자를 수령합니다. 여기까지 2단계 Mission Complete.

3. 러시아 비자

그냥 2만원 더 주고 여행사에서 대행했습니다. 2주 소요되는 것으로 해서 한 8~9만원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인사동에 위치한 세명투어에 직접 가서 신청했습니다. 8월초 이미 해결함.

러시아, 벨라루스 비자

posted by Gosanza S. Zino
:

8월 30일,신청한 패스 하루만에 택배로도착

독일패스(5일 유스)




영국연속패스(15일 유스)



posted by Gosanza S. Zino
:

약 2년여 간의 예비 준비, 그리고 올 6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하여 최종적인 스케줄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2006' 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 기행..

1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자세히보기

속초에서 동춘페리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여,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모스크바까지. 모스크바에서 다시 기차로 베를린으로.. 육로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반대편으로..

2부 독일 철도 ☞자세히보기

약 1주일간 독일의 ICE와 각 지방 노선, 각 대도시 광역철도 탐방과 뉘른부르크의 DB박물관..

3부 영국 철도 ☞자세히보기

15일간의 연속패스를 이용한 런던근교, 잉글랜드 북부, 남해안, 스코틀랜드, 웨일즈 철도 탐방. 두개 남은 영국의 침대열차, 여기에 런던지하철과 요크의 영국국립철도박물관 등..

그리고 이것은 여행경비 예상 입니다(엑셀파일). ☞자세히보기

약간 예산이 오바될 지도 모르겠네요. 원래는 영국패스 50% 하길레 1등석도 고려했지만, 최종 견적을 짜본 결과 긴축모드로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잠도 다 호스텔 도미토리에서 자고요. 그리고 러시아 쪽은 치안이 그렇다고 해서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 혼자가는 여행이라..

지금 현재 다른 것은 대강 해결했는데, 러시아에서 독일 넘어갈 때 기차가 애를 먹이네요. 모스크바발 바르샤바행 열차를 탄 뒤 독일로 들어갈 생각인데, 중간에 거치게 되는 벨로루시라는 나라가 통과비자가 있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비자를 받으려면 그 쪽에 아는 사람이 초청장을 보내던지 아니면 기차표로 통과한다는 것을 증명하던지 해야한다네요. 그래서 현재 그쪽 호스텔에 관련 메일을 주고 받고 있는데 시간이 좀 촉박하네요.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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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철도 소개 2006. 9. 12. 05:07

무임권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영국 런던의 사례를 소개해봅니다. 일단 노인이나 장애인, 어린이 승객에 대한 조치를 살펴보기 전에 전반적인 티켓 시스템을 살펴보겠습니다.


======= 전반적인 티켓 시스템 소개 =========

런던지하철의 운임체계는 서울과 비슷한 구역(zone)제입니다. 순환선(Circle line)내의 도심지역이 1구역이고요 여기서 방사선 모양으로 2구역~6구역까지 있고, 여기에서 더 교외로 벗어나면 A~D까지의 구역이 있습니다.

런던지하철에 쓰이고 있는 티켓은 기본적으로 마그네틱을 이용한 종이티켓입니다. 이와함께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접촉식카드인 Oyster Card가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통카드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 DLR(도클랜드경전철), 트램 그리고 런던교통권내의 일부 구 국철 구간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명칭이 좀 이상하지만 직역하면 말 그대로 굴 카드^^;이고요. 홍콩의 Octopus Card(문어카드) 시스템에서 모티브를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Oyster Card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첫째는 우리의 선불제 교통카드와 같이 충전을 하면 즉시즉시 운임이 떨려나가는 'Pay as you go' 이고요.

두번째는 우리의 정기권 카드와 비슷한 기간제 카드인 'Travelcard'입니다. 다만 횟수의 제한은 없고요, 종류도 우리보다 더 다양합니다. 일주일짜리, 한달짜리, 1년짜리가 있으며 이용할 수 있는 구역에 따라 요금이 나뉩니다. 그리고 (대)학생을 위한 시즌 티켓도 있어 좀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단기관광객들이 애용하는 1일패스와 3일패스가 있지만, 이것은 종이티켓으로 밖에 구입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서울도 88올림픽 당시 one-day pass가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졌었지요.


서울의 경우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마그네틱 표보다 운임이 100원이 싸지요? 런던에서는 Oyster Card을 이용하면 종이티켓보다 무려 50%가량 운임이 쌉니니다. 예를 들어 런던지하철 1구역 이동의 경우 종이티켓은 £3(약 5500원 - 경제수준을 비교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싸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지하철 5000원 받으면 폭동이 일어나겠지요.)입니다. 반면 같은 구간을 Oyster Card로 이용시 그 절반인 £1.5(약 2700원 - 그래도 비싸긴 합니다만)입니다. 또 Oyster Card의 경우 혼잡시간(평일 오전7시~오후7시)의 운임이 그 외의 시간과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Oyster Card의 재미있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Capping 제도입니다. 하루 이용한 총 교통비가 1일패스나 기간제카드 등을 조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최소한의 운임으로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Oyster Card로 지하철 1구역을 다섯번 이동할 경우 운임이 £1.5×5=£7.5로, 1-2구역짜리 일일패스 가격인 £6.2를 초과하게 되어 손해인데요. 이 경우 자동적으로 최소액인 일일패스가격인 £6.2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한편 Auto top-up이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이 제도를 신청하면, 카드의 충전 잔액이 £5이하일 경우 자동으로 계좌에서 £20 또는 £40가 카드로 딸려나온다고 합니다. 후불제가 없는 Oyster Card의 특성상, 일일이 충전해야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나온 제도로 보입니다.

(참고사이트)

-위키피디아 Oyster Card http://en.wikipedia.org/wiki/Oyster_card#Background

-런던교통청 티켓 안내http://www.tfl.gov.uk/tfl/fares-tickets/2006/index.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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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임권 논란과 관련한 핵심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런던지하철에도 무임권이

...있다 입니다.

그런데 우리처럼 마그네틱으로 발권해 시비의 소지를 남기는 것과 달리, Oyster Card의종류 중 하나인 "Photocard", 즉 사진이 붙어있는 신분증과 같은 형태로 카드를 만들어서 그것을 쓰는 사람이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60세 이상의 노인과 장애인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 사진이 붙어있는 교통카드를 발부받아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따라서 본인 이외의 사람이 그 카드를 이용할 경우 가차없이 패널티 운임을 내야합니다.

무임권 뿐만이 아니라 무자격자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청소년할인카드 역시 사진이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New Deal'이라는 할인카드인데요, 실업자를 위한 카드라는 군요. 물론 실업수당 받듯이 어떠한 자격과 그에 따른 신청을 해야하겠지요. 살기 빡빡한 우리나라에는 없는거지요..


2년 가까이 지하철공익으로 일하면서 무임권 때문에 시비가 걸리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습니다. 사실 아무 정보도 없는 흰색 무임권이란게, 그것을 쓸 자격이 되는지 별도의 신분증으로 검사를 해야하고, "주민증 안가져왔는데요" "나 호적 생일보다 사실 더 빨라" 이럴 경우 등등 문제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자격자인지 아닌지의 판단을 직원이 그 자리에서 일일이 해야한다는 점이... 원칙적으로 역무원이 역무 관련 업무를 봐야하지, 그 승객이 65세 이상인지 아닌지, 장애인인지 아닌지 같은 판단을 해야한다는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봅니다. 그 카드가 본인것인지 아닌지만을 확인하여 시비없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꼭 외국 것이 좋다가 아니라 이런 점은 받아들이면 괜찮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무임은 서울시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천안이나 인천 등 서울 밖 광역전철 구간의 경우 무임보다는 할인으로 적용하는 편이 옳다고 봅니다. 아니면 차라리 '이동거리 몇km이내만 무임으로 한다' 정도의 기준을 만들던지요.

무임의 취지는 운임이 가벼운 시내의 단거리 이동을 목적으로 한 것입니다. 물론 노인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라고 나온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그런식으로 따진다면 무궁화나 KTX 나아가 항공기도 무임으로 안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비행기까지야 지나친 비약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서울-천안 구간이 단순히 광역전철이라는 이름으로 무임을 한다는게 논리적으로 맞지가 않습니다. 그럼 비슷한 길이의 구간임에도 청량리-원주나 서울-문산 구간 등은 단지 광역전철이 안다닌다는 이유로 노인도 운임을 내야하는 것인지요. 광역전철의 목적이 노인들 무임으로 해주기 위해 생기는 것도 아닌데요.


개인적으로는 런던의 사례와 같이 본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이 박힌 교통카드를 만들고, 무임카드라도 충전이 가능토록하여, 서울 시계 이외의 구간에서는 적절한 할인운임이 딸려나갈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특히 본인 이외의 사람이 사용할 경우 자격이 된다하더라도 철저히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요.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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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감명받은 글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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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본 내용에 따르면, 현재 고속철도와 관련된 상당수의 현상들이 고속철도 자체의 효율성의 미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시설의 미비나 정치적인 결정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서울~시흥 구간의 문제가 해결되고 , 2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개선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 동안의 결과를 보면, 시설적인 사항은 전체 문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철도에 대한, 특히 고속철도에 대한 기대와 그러한 기대를 얻기 위해 어떠한 정책을 사용하는가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불완전한 상태의 개통상태에서 나타난 현상을 보며, 사업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 의심하는 것은 그야말로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대안 교통수단이 생겼기 때문에, 이제야말로 다양한 교통정책을 펴서 우리가 고효율의 국가교통체계를 구축·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교통정책들이 사회적인 효율성을 위해 개인의 선택에 제약을 가하는 상태로 추진된다. 개인이 하고 싶은대로 두면 가장 좋은 국가교통체계가 구축되는 것은 아니며 많은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자동차의 사용이 그 좋은 예이다. 우리 모두는 자동차 이용을 즐긴다. 국가에서는 도로를 건설하고 유지보수나 가로등의 전기, 행정서비스, 경찰, 소방 등의 기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버스나 트럭에 대해서는 일부 유료도로에서조차 정책적으로 실제 비용보다 낮은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자동차를 사용하는 사람이 부담하는 개인의 비용은 이러한 사회적으로 지출되는 비용과 비교하면 실제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다 교통사고나 환경문제 등의 문제를 추가하면 더욱더 그러하다. 반면 자동차 구매비용, 보험료나 각종 세금 등은 사용량과 별 관계없이 일정하여 자동차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개인에게는 비용이 낮아지게 하는 형태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교통사고나 환경비용과 같은 비용을 제외하고라도 실제 자동차 이용비용과 실제 지불하는 개인의 비용 간의 차이는 결국 정부의 지원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이러한 조건하에서는 자동차 이용을 마다할 사람이 없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사회적인 비용의 측면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도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당연하다. 문제는 도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철도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철도운영적자를 다시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실제로는 도로에 대한 정부지원 뿐만 아니라 철도에 대한 지원까지 2중고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하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도로 수요는 교통혼잡을 일으키며, 우리나라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수출물동량의 물류비 증가는 말할 것도 없고, 대기오염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적 경쟁력에 주름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수요가 있으니 도로에 대해 추가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은 더 많은 수요를 도로로 유발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교통수단 선택에서 시장 왜곡적인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효율적인 경제활동기반을 구축하는데 저해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면 대안이 있느냐는 것인데, 혹자는 현재까지 국민들이 철도를 외면해온 상태를 보고 철도는 실제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결과라 하겠다. 실제적인 비용이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라면 도로와 철도의 비교에서 도로가 절대적으로 사용자의 선호를 받는 수단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로에 지원을 해 놓고 수요가 몰리니 더욱 도로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순환논리를 현재까지 봐 왔을 것이다. 그동안 철도에 대해서는 제대로 투자와 육성을 게을리 하여 왔고 현재 보는 바와 같이 상대적으로 서비스 수준이 낮은, 많은 국민들이 외면하는 철도를 만들고 만 것이다. 비록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태로는 앞으로 전개될 범지구적인 무한경쟁시대를 이겨내기가 어렴다는 사실이다. 또한 제한된 국토환경, 환경문제 및 고령화 등 사회적 구조변화가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웅변해 주고 있다.


현 상태가 지속되기를 아무리 강력하게 원하더라고 외부환경의 변화는 현 상태를 지속할 있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또한 변화된는 환경을 고려하고 후세를 위해서도 현재의 상태로 방치하면 안 된다. 도로에서의 정부 지원을 줄이거나, 아니면 철도에서도 도로와 동등한 수단 선택의 기회를 소비자에게 줄 수 있을 정도로 투자, 지원과 육성이 있어야만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교통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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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서선덕 교수님의 글입니다.

월간교통 2006년 4월호 p.6에 있는 「국가교통체계에서 고속철도의 역할과 비전」이란 글 중,

p.14에 있는 <제도적인 정비>란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출처: 월간교통 2006년 4월호 p.14

http://www.koti.re.kr/upload/publication_regular/mon2006-04.pdf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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