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철도 소개 2006. 9. 12. 05:07

무임권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영국 런던의 사례를 소개해봅니다. 일단 노인이나 장애인, 어린이 승객에 대한 조치를 살펴보기 전에 전반적인 티켓 시스템을 살펴보겠습니다.


======= 전반적인 티켓 시스템 소개 =========

런던지하철의 운임체계는 서울과 비슷한 구역(zone)제입니다. 순환선(Circle line)내의 도심지역이 1구역이고요 여기서 방사선 모양으로 2구역~6구역까지 있고, 여기에서 더 교외로 벗어나면 A~D까지의 구역이 있습니다.

런던지하철에 쓰이고 있는 티켓은 기본적으로 마그네틱을 이용한 종이티켓입니다. 이와함께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접촉식카드인 Oyster Card가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통카드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 DLR(도클랜드경전철), 트램 그리고 런던교통권내의 일부 구 국철 구간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명칭이 좀 이상하지만 직역하면 말 그대로 굴 카드^^;이고요. 홍콩의 Octopus Card(문어카드) 시스템에서 모티브를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Oyster Card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첫째는 우리의 선불제 교통카드와 같이 충전을 하면 즉시즉시 운임이 떨려나가는 'Pay as you go' 이고요.

두번째는 우리의 정기권 카드와 비슷한 기간제 카드인 'Travelcard'입니다. 다만 횟수의 제한은 없고요, 종류도 우리보다 더 다양합니다. 일주일짜리, 한달짜리, 1년짜리가 있으며 이용할 수 있는 구역에 따라 요금이 나뉩니다. 그리고 (대)학생을 위한 시즌 티켓도 있어 좀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단기관광객들이 애용하는 1일패스와 3일패스가 있지만, 이것은 종이티켓으로 밖에 구입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서울도 88올림픽 당시 one-day pass가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졌었지요.


서울의 경우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마그네틱 표보다 운임이 100원이 싸지요? 런던에서는 Oyster Card을 이용하면 종이티켓보다 무려 50%가량 운임이 쌉니니다. 예를 들어 런던지하철 1구역 이동의 경우 종이티켓은 £3(약 5500원 - 경제수준을 비교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싸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지하철 5000원 받으면 폭동이 일어나겠지요.)입니다. 반면 같은 구간을 Oyster Card로 이용시 그 절반인 £1.5(약 2700원 - 그래도 비싸긴 합니다만)입니다. 또 Oyster Card의 경우 혼잡시간(평일 오전7시~오후7시)의 운임이 그 외의 시간과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Oyster Card의 재미있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Capping 제도입니다. 하루 이용한 총 교통비가 1일패스나 기간제카드 등을 조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최소한의 운임으로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Oyster Card로 지하철 1구역을 다섯번 이동할 경우 운임이 £1.5×5=£7.5로, 1-2구역짜리 일일패스 가격인 £6.2를 초과하게 되어 손해인데요. 이 경우 자동적으로 최소액인 일일패스가격인 £6.2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한편 Auto top-up이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이 제도를 신청하면, 카드의 충전 잔액이 £5이하일 경우 자동으로 계좌에서 £20 또는 £40가 카드로 딸려나온다고 합니다. 후불제가 없는 Oyster Card의 특성상, 일일이 충전해야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나온 제도로 보입니다.

(참고사이트)

-위키피디아 Oyster Card http://en.wikipedia.org/wiki/Oyster_card#Background

-런던교통청 티켓 안내http://www.tfl.gov.uk/tfl/fares-tickets/2006/index.shtml

=====================================================================================

이제 무임권 논란과 관련한 핵심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런던지하철에도 무임권이

...있다 입니다.

그런데 우리처럼 마그네틱으로 발권해 시비의 소지를 남기는 것과 달리, Oyster Card의종류 중 하나인 "Photocard", 즉 사진이 붙어있는 신분증과 같은 형태로 카드를 만들어서 그것을 쓰는 사람이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60세 이상의 노인과 장애인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 사진이 붙어있는 교통카드를 발부받아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따라서 본인 이외의 사람이 그 카드를 이용할 경우 가차없이 패널티 운임을 내야합니다.

무임권 뿐만이 아니라 무자격자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청소년할인카드 역시 사진이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New Deal'이라는 할인카드인데요, 실업자를 위한 카드라는 군요. 물론 실업수당 받듯이 어떠한 자격과 그에 따른 신청을 해야하겠지요. 살기 빡빡한 우리나라에는 없는거지요..


2년 가까이 지하철공익으로 일하면서 무임권 때문에 시비가 걸리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습니다. 사실 아무 정보도 없는 흰색 무임권이란게, 그것을 쓸 자격이 되는지 별도의 신분증으로 검사를 해야하고, "주민증 안가져왔는데요" "나 호적 생일보다 사실 더 빨라" 이럴 경우 등등 문제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자격자인지 아닌지의 판단을 직원이 그 자리에서 일일이 해야한다는 점이... 원칙적으로 역무원이 역무 관련 업무를 봐야하지, 그 승객이 65세 이상인지 아닌지, 장애인인지 아닌지 같은 판단을 해야한다는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봅니다. 그 카드가 본인것인지 아닌지만을 확인하여 시비없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꼭 외국 것이 좋다가 아니라 이런 점은 받아들이면 괜찮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무임은 서울시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천안이나 인천 등 서울 밖 광역전철 구간의 경우 무임보다는 할인으로 적용하는 편이 옳다고 봅니다. 아니면 차라리 '이동거리 몇km이내만 무임으로 한다' 정도의 기준을 만들던지요.

무임의 취지는 운임이 가벼운 시내의 단거리 이동을 목적으로 한 것입니다. 물론 노인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라고 나온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그런식으로 따진다면 무궁화나 KTX 나아가 항공기도 무임으로 안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비행기까지야 지나친 비약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서울-천안 구간이 단순히 광역전철이라는 이름으로 무임을 한다는게 논리적으로 맞지가 않습니다. 그럼 비슷한 길이의 구간임에도 청량리-원주나 서울-문산 구간 등은 단지 광역전철이 안다닌다는 이유로 노인도 운임을 내야하는 것인지요. 광역전철의 목적이 노인들 무임으로 해주기 위해 생기는 것도 아닌데요.


개인적으로는 런던의 사례와 같이 본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이 박힌 교통카드를 만들고, 무임카드라도 충전이 가능토록하여, 서울 시계 이외의 구간에서는 적절한 할인운임이 딸려나갈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특히 본인 이외의 사람이 사용할 경우 자격이 된다하더라도 철저히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요.

posted by Gosanza S. Z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