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철도 소개 2006. 7. 18. 01:46
(다음철도동호회전문④게시판 1900글, 2006.07.19)

독일 고속철도ICE에 대한좋은 글을 발견하여 소개해 봅니다.

http://www.asahi-net.or.jp/~ny8h-ky/

Railway in Germany라는 한 일본인의 홈페이지 인데요. ICE를 비롯한 독일철도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돋보이는 사이트입니다. 'ICE의 발족'이라는페이지를 해석하고 여기에 제 사견과 정보를 덧붙여 소개해 봅니다.ICE 쪽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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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CE의 역사

세계 제2차대전 이전까지 독일철도는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Hamburg-Berlin간을 최고속도 160km/h에 주파하였던 ‘Fliegender Hamburger’는 대표적인 특급열차였다. 그러나 전후 1964년 일본 신칸센이, 1981년 프랑스에 TGV가 등장한 것과 달리, 독일의 ICE는 90년대 들어서야 모습을 드러냈으며 인지도면에서도 두 고속철도에 못 미치는 면이 없지 않았다. 철도기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고속철도의 등장이 독일에서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독일 역시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1965년 E03(이후 103형으로 개칭)기관차, 1975년에는 403/404형 전동차가 등장하여 200km/h의 운행이 가능해졌으며, 70년대 후반에는 IC에 의한 고속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 개량된 구간에 한정된 이야기로 철도 현대화의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하였다. 전용선의 건설보다는 기존선의 개량 쪽에 무게를 두어왔던 독일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고속철도의 등장을 늦추게 된다. 이는 협궤인 기존선의 한계를 절감하고 일찌감치 전용선을 달리는 고속열차 사업에 뛰어든 일본이나, Paris-Lyon간의 만성적인 여객 수요 초과로 신선을 건설을 결정한 프랑스와 대비되는 점이다. 즉 독일 철도는 기존선 개량을 통해 그리 ‘절박하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쿄-오사카, 프랑스의 Paris-Lyon과 같은 대도시축인 이른바 '메갈로폴리스'가 형성되어 있어 이 구간에 ‘커다란 한방’을 쉽게 결정지을 수 있었지만, 독일의 경우 여러 지방에 고르게 도시가 발달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전용선로의 건설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점들은 ICE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에 영향을 끼친다. 운용의 측면에서 기존열차와 확연히 구분되는 신칸센이나 TGV와 달리, ICE는 기존의 철도 네트워크와 그리 구분 지으려는 인상을 받지 못한다. 물론 신칸센이나 TGV의 경우에도 고속열차가 일부 기존선에 투입되는 사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반열차가 고속선로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반면 독일의 경우 신선로가 고속전용이 아니다. IC/EC도 고속선에 들어오며 심지어는 야간의 경우 화물열차가 들어오기도 한다. ICE 역시 신선로는 4개 구간에 불과하지만 기존선을 이용한 여러 계통의 노선이 20여개 가량 존재한다. 신칸센이나 TGV의 경우 고속철도가 기존철도와는 구분되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서비스이지만, ICE는 IC/EC라는 기존의 간선 네트워크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금 더 빠른’열차인 셈이다.

80년대 초반 Hannover-Wuerzburg 구간과 Manheim-Stuttgart 구간의 화객양용 신선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무렵, 이웃 프랑스의 TGV 개통되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독일 정부는 이 구간을 고속운행이 가능한 여객 위주의 선로로 계획을 수정하였으며, 이 구간에 투입될 고속차량의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1985년 6월 21일, 독일철도 150주년에 맞추어 고속열차의 시제차를 선보였는데 이것이 바로 ICE-V이다. 전후부에 동력차가, 가운데에 Tcar가 3량 위치한 총 5량 편성의 열차로 이후 등장한 ICE1의 모체가 되었다. 같은 해 11월 시험운행에서 300km/h를 달성하였으며, 1988년 12월에는 Fluda-Wuerzburg 구간 고속선로를 406.9km/h에 달려 세계기록을 수립하였다(이 기록은 이후 TGV에 의해 깨진다). 드디어 1991년 Hannover-Wuerzburg와 Manheim-Stuttgart 두 고속신선 구간의 개통과 함께 ICE가 본격적인 상업운행을 시작한다.

ICE가 처음 투입된 노선은 Hamburg-Hannover-Fulda-Frankfurt-Stuttgart-Muenchen 의 6호선 구간이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시기 Hamburg-Wurzburg-Muenchem 구간을 달렸던 IC가 오히려 소요시간이 적었다는 점이다. IC는 ICE와 같이 Hannover-Wuerzburg의 신선로 구간에 투입되었으며, 물론 최고속도는 200km/h에 한정되었다. 그렇지만 대도인 Frankfurt를 지난다는 점에서 ICE 쪽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1993년에는 ICE 노선이 최초로 Berlin까지 연장된다. 1990년 통일 이후 독일 정부는 약 10여년에 걸쳐 수도를 Bonn에서 Berlin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하는데, ICE의 Berlin 입성은 서독과 동독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한편 Berlin으로 수도가 바뀐 이후 시각표에는 존재하지 않는 ICE가 등장하였다. Berlin과 Bonn을 직통으로 잇는 ICE 열차였는데, 이는 Berlin의 중앙정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평일 Berlin으로 갔다가 주말이면 원래 집이 있는 Bonn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1994년에는 스위스 Luzern까지 ICE가 연장되었는데, 이는 ICE의 첫 외국 진출이었다. 역시 같은 해 ICE-Sprinter가 등장한다. ICE-Sprinter는 기존의 ICE보다 정차역 수를 줄이고 식사까지 나오는 고급 서비스로, 신칸센으로 치면 ‘노조미’호와 같은 상위 등급의 열차이다. 주로 출퇴근 시간에 수요가 몰리는 대도시 구간에 운행되며, 열차 자체는 기존의 ICE를 같이 사용한다. 최초 등장 당시 Berlin-Koeln, Koeln-Hamburg 구간에 투입되었다.

1996년 9월 29일 ICE2가 운행을 시작하였다. 첫 투입구간은 Berlin-Hamburg 구간으로 증기기관차 시대의 특급의 이름을 본 따 ‘Fliegender Hamburger’라는 이름으로 운행을 하였다.

1998년 TEE(6, 70년대 운행된 국제열차)의 전통을 이은 Prinz Eugen호가 ICE1에 의해 Hamburg-Wuerzburg-Wein 구간에 운행이 시작되었다. 이로서 오스트리아는 스위스에 이어 ICE가 진출한 두 번째 외국 국가가 되었다.

한편 같은 해 6월 3일에는 독일 철도 역사상 최악의 참극이 벌어졌다. ICE1이 Eschde 근교에서 주행도중 탈선하여 교각에 부딪치는 사고로 101명이 사망하였다.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차륜이 파괴되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사고 직후 ICE1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고, 이 기간 동안 ICE 서비스는 101/103형 기관차 견인에 의해 운영되었다.

같은 해 9월, 세 번째 신선로인 Berlin-Hannover 구간이 개통되었다. 10월에는 Berlin에서 개최된 "Eurailspeed 1998"에 ICE3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ICE3은 네 번째 고속선 구간인 Koeln-Mainz 구간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 앞서 건설된 구간의 경우 화물열차도 다니기 때문에 구배를 완만하게 했다. 반면 이 구간은 건설비를 줄이기 위해 여객전용으로 설정하고, 구배를 40퍼밀까지 허용하였다. 여기에 맞는 열차를 위해서는 구배에 약하고 축당 하중이 높은 동력집중식보다 동력분산식의 열차가 유리했던 것이다. 이것이 곧 ICE3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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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CE 열차의 종류와 특징

* ICE1의 특징


- 250km/h를 최고속도로 운행하나 열차 지연 등으로 회복 운행시 280km/h까지도 가능하다.
- TGV와 같이 동력집중식 차량이지만 관절대차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 신선로가 고속전용선이 아니다. IC, IR은 물론 심야에는 화물열차도 투입된다. 때문에 구배가 완만하다.
- 반대로 ICE 열차가 기존선을 달리기도 하는데, 개량된 구간의 경우 200km/h까지 가능하다.
- 기본적으로 완행 타입(물론 ICE만을 따질 때)이며, ICE-Sprinter의 경우 급행의 역할을 한다.
- 예약이 필요 없으며, IC와 상호접속하기도 한다.

* ICE1의 단점


- 10량과 12량 고정편성으로 수요가 적은 구간의 경우 효율이 떨어진다.
- 1량 당 정원이 적다.


* ICE2의 특징(ICE1의 단점 보완)


-동력차 1량, 객차7량 편성 (동력차가 한쪽에만 위치하여 반쪽짜리 열차라는 의미에서 Halbzug라고 불리움)
- 중련 가능
- 좌석을 좁혀 정원을 늘림


* ICE3의 특징


- 4M4T의 동력분산식
- 1등차 3량, 2등차 4량, Bord Restaurant(식당차) 1량 편성이었으나, 이후 1등차 2량, 2등차 5량으로 바꿈
- 중련 가능
- 최고속도 330km/h, 출력 8000kW
- 국내용 37편성 국내용,
- 국제열차 용 17편성(13편성 DB, 4편성 네덜란드철도 소속). 4전원 방식(ICE3M)
- 2001년 Renfe(스페인 철도)가 출력을 강화한 ICE3 모델(최고속도350km/h)을 16편성 발주


* ICE-T의 특징


- 1999년 등장
- 수요가 적어 신선로를 건설하거나 개량이 힘든 구간에 투입.
- 최고속도 230km/h
- Bord Restaurant(식당차)이 포함된 7량 편성과 Bord Bistro(스넥카)가 포함된 5량 편성
- 틸팅의 명가 이탈리아 Fiat 산


* ICE-TD의 특징


- 2001년 등장
- 초기명 ICE-VT
- 4량 편성
- 강제진자장치
- Siemens 산
- 진자 기구를 제어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문제가 자주 발생. 특히 곡선 구간이 연속될 경우 프로그램이 다운되어 재가동에는 수 분이 소요되며 속도가 20km/h 이하로 제한됨. 이 때문에 현재는 운행 중단 상태.
- 최초 투입 당시 IR17호선(Nuernburg-Hof-Chemnitz-Dresden) 구간에 IR 등급으로 투입됨. 이후 ICE로 명칭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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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CE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

* ICE-V


우리로 치면 HSR350x와 같은 시제차로, ICE 개통 이후에도 새로운 타입의 ICE 개발을 위해 시험차로 이용되었다. 노후화로 ICE-S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고 2000년에 퇴역하였다. 중간차량 1량과 동력차1량이 Minden의 DB기술센터에, 다른 한쪽의 동력차는 Muenchen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 ICE3와 신칸센 500계의 외관이 닮은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일전에 독일의 철도애호가 사이트에서 ICE 디자인에 대한 인기투표를 한적이 있다. 결과는 ICE3, ICE-T, ICE-V 순서. 그런데 이 세 모델의 공통점은 모두 Alexander Neumeister 사의 것이라는 점이다. Alexander Neumeister 社는 독일 굴지의 철도디자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위의 ICE 모델 외에도 로컬선의 동차들, 자기부상열차 Transrapid, 신칸센 500계의 외관을 디자인하였다. 하지만 ICE1의 경우 Neumeister 社의 디자인 안이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정치적인 이유(?)에서 선정되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ICE-V는 ICE1의 프로토 타입인데, 프로토 타입의 디자인이 정작 상업모델에는 채택되지 못한 것이다.

* ICE5?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Transrapid’ 라는 명칭을 한번정도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중국 상하이의 공항과 도심의 연결선으로 첫 상업운행이 시작되면서 더욱더 유명해진 독일의 자기부상열차, Transrapid. 이를 ICE5라고 칭한다고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Transrapid의 연구 방향이 장거리 고속열차보다는 대도시 인근에서 단거리 셔틀로의 이용에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Muenchen 공항 도심 진입선, Dortmund-Duesseldorf 노선 등의 단거리 노선이 첫 상업운행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기부상열차의 연구 방향과도 매우 비슷하다. 문득 80년대 후반 고속철도 도입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을 당시 궤도식이냐 자기부상식이냐의 논란이 기억난다. 30년 앞을 내다본다, 어쩐답시고 자기부상을 택했다면.. 아무튼 20년이 지난 오늘, 장거리 고속열차로 상업운행을 개시한 자기부상열차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고, 이웃 섬나라에서만 간간히 시험운행 소식이 들려올 뿐이다.


* ICE3 마의 구간?


Hannover-Wuerzburg간 고속선로에서 ICE1과 ICE2는 280km/h로 주행한다. 그런데 최고속도도 더 높고 성능도 좋은 ICE3의 경우 230km/h로 운행(원래 최고속도는 330km/h)한다. 이유인 즉, 이 구간에서 ICE3 차량이 과전류브레이크 작동시 신호시스템에 악영향을 주어 속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 AIRail


Frankfurt-Stuttgart 구간에서 Lufthansa 편명으로 ICE가 운행된다. 일종의 공항철도로 사용되는 셈인데, 더 나아가 아예 운영주체를 독일 굴지의 항공사 Lufthansa로 해버린 것이다. 물론 ICE의 편성 전체가 AIRail은 아니고, 중간차 1량 배정하여 Lufthansa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승객은 Stuttgart에서 수속, 짐 붙인다고 하는데 이 때 컨테이너 차량이 이용된다.

* ICE 차량이 한국에 온 적이 있다!!!

경부고속철도 사업에서 고속차량의 도입을 앞두고 TGV와 신칸센, ICE가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던 시기... 1991년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코엑스(당시 명칭 KOEX,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 ‘Technogerma Seoul '91’ 기간 중 ICE1의 동력제어차인 401 555 부분과 부수차인 801 017, 총 2량이 전시되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은 TGV를 채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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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마지막 내용은 다른 부분에서 발췌한 것인데,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삼성동 코엑스까지 반입했을까요? (설마.. 지하철2호선 선로로?) 혹시 이때 기억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코엑스에서 실제로 보신분?..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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