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 여행기 2005. 10. 9. 00:14

(1) 굿바이 구절리 기행1

2004년 9월 21일을 끝으로 정선선의 아우라지-구절리 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었다. 운 좋게도 이 구간의 최후의열차를 탈 수 있었다. 열차 출발을 약 15분 정도앞두고 청량리 역에 도착했다. 예약한 표를 사서 5번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 #1667 열차, 2호차 29호석, 객차는 대우산 우드객차, 기관차는 8204호 신형 전기기관차.

회기역을 지나 중앙선이 경원선과 분기되었다. 그런데 고가화 공사가 완료된 것인지 예전이랑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이제 중앙선에도 수도권전철이 개통되면 영업을 시작할 역들의 고상홈도 스쳐지나갔다.

국수역을 지날 때 반가운 통일호 객차들이 보였다.

사진에는 화차에 가려콩알 만하게 나왔지만...

아직도운행하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14시 경, 약 10분을 연착하여 열차가 증산역에 도착하였다. 오늘이 구절리 마지막 운행이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그렇긴 해도 휴일에 단체 관광객들을 위해 덧붙이는 무궁화 객차는 다행히 아니었다. "정선아리랑 유람열차 ~를 타고 출발합니다."안에 들어가니 사진기를 들고 계신 분도 여럿 보였다.

세 번째 정선선 방문이었다. 이전에 찍은 사진들도 있고, 아우라지 이후 구간만 아니면 앞으로도 또 올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그냥 여유를 가지고 음미하며 기차를 타기로 했다. 발전차가 객차와 기관차 사이에 붙어서 뒷배경을 볼 수 있었다. 자리를 왔다갔다 하며 사진을 찍는데 뒷문에서 열심히 사진(또는 캠코더)을 찍고 계신분이 있었다. 뒷문의 창이 작았기 때문에 서로 양해를 구하며 사진을 찍다가 제가 먼저 말을 걸었다. 서울에서 오셨어요? 아 그런데 알고보니 일본에서 오신 분이었다. 나는 일본어를, 그 분은 한국어를 못했기에 영어로 대화를 했다. 정선선은 6년 전에 와보고 두 번째 방문이란다.한국철도 노선도를 보여주면서 붉게 칠한 부분이 자기가 안 가본 노선이라는데, 장항선과 경북선 그리고 일부 노선 외에는 안 가본 노선이 없었다. 일본 국내와 대만의 철도도 많이 다니셨다고 하셨다.JR 동일본의 차량 연구소에 일하시는 엔지니어이신데, 자신이 일하는 곳과 시제차로 보이는 JR 열차 사진들을 보여주시면서 나에게 주셨다. 마침 저도 이날 제천역에서 새벽 3시까지 밤 열차를 기다려야 했던지라 시간을 떼우기 위해 일본 JTB 시각표를 가져왔었는데, 그것 보여주면서 저도 일본철도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까 반가워하셨다. 그리고 선물이라며 세이부(西武) 철도의 전동차가 새겨진 패스네트 카드(정액권)도 주셨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드릴 게 없는데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고, 그냥 감사하다는 말만 계속했다. 나중에 나도 외국에 나간다면한국에 관련한 조그마한 선물을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 표나 한국철도 사진, 뭐 그런 것어떨지... 이제 열차는 아우라지를 지나 구절리로 향한다.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곡선 반경이 작다는게 한눈으로도 보인다. 전국의 철도가 직선화되고 연선이 개발되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노선도 얼마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15시 10분에 열차는 구절리역에 도착했다. 날씨는 아까와 달리 아주 화창했다. 기관차 분리하는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그 일본 분과 작별 인사를 했다. 나는 뭐 해드린 것도 없는데, 연신 서투룬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하며 인사하시던 그분... 어쨌든 한국에서 좋은 추억 만들어가셨으면 좋겠다. 종착역인 구절리에 도착한 열차는 이제 방향을 바꾸어, 15시 40분에 다시 증산 쪽으로 출발했다. 나는 곧열차가 왔던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구절리-아우라지 구간을 달리고 있는 열차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서!

구절리역, 기관차가 방향을 바꾸어 다시 증산 쪽으로 열차를 견인하기 위해 객차에서 분리되어 움직였다.

도로를 따라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어가니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있길레, 잠시 주저앉아 열차가 다시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안 있어 기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숲 사이로 기관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긴장되는 순간, 저는 셔터를 몇 번이고 눌러대었다.그리고 손을 번쩍 들어 흔들었다. 열차 내에서 차창 밖을 바라보던 사람들중 몇 명도 화답을 했다.

열차가 터널로 들어가자 저는 그걸 따라 잡겠다고, 터널 밖을 휘감아 도는 도로를 따라 마구 뛰었다. 물론 어림도 없는 일. 한 7, 8분 걸려 터널 반대 쪽에 도착했지만 이미 열차는 사라지고 공허함만이 남아있었다. 다시 왔던 길을 따라 터벅터벅 돌아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좀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의 숲과 계곡을 감상했다. 자동차도 거의 안 다니는 정말 오지였다. 도로 변에는 자동차에 깔려 죽은 듯한 개구리나 뱀 등의 사체가 종종 눈에 들어왔다. 그만큼 환경이 깨끗한 곳이라는 것이겠지... 청설모도 발견했다. 그나마 야생 멧돼지가 안 튀어나와서 다행이었다.어떻게 이런 곳에 철도가 있을까. 이곳에서 정선선 철도는 외부 세계를 잇는 유일한 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측 사진에 보이는 다리 위로 열차가 다닌다. 멋지지않습니까...

16시 25분 경, 다시 구절리 역에 도착했다. 아까와는 달리 역에는 아무도 없이 썰렁했다. 그리고 아우라지-구절리 구간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도 있었다.

시간이 넉넉한 것 같아 구절리역에서 2km 정도에 위치한 오장폭포에 갔다오기로 하였다. 구절리는 동네 자체가 매우 썰렁했다. 한 때는 탄광촌으로 번성했다지만 (그리고 그것이 정선선이 구절리까지 들어왔던 이유)지금은 쇠락해가는 모습만 눈에 들어온다. 민박집은 여러 개 보였지만 마땅히 혼자 먹을 만한 식당은 찾기 힘들어그냥 점심은 구절리역 앞구멍가게에서 산 콜라와 아틀라스로 떼우기로 했다. 마을을 지나자 좌측의계곡을 따라 인적 드문 도로가 계속 이어져 있었다. 점점 산이 깊어지고 날씨는 흐려졌다. 30분 가량 걷자 녹색의 아치 모양다리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다리 옆에는 폭포가 있었다. 오장폭포-라고 써 있는 비석 하나만이 덩그러니 있었다. 차가 한 두 대 지나갔을 뿐 아무도 없었다. 폭포 앞에서 혼자 사진을 찍었다.

발길을 돌려 다시 구절리 역으로 향했다. 아까까지는 좋던 날씨였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철도 사진 찍을 때 제일싫어하는 날씨인데... 짙은 먹구름 때문인지, 원래 산간 지방이라 그런지날이 더 금방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비가 부슬부슬 오고, 이미 가로등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2) 굿바이 구절리 기행2

정선선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거기에는 차량 기지로 써도 될만큼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예전에 혹시 무슨 용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은 애초에 구절리까지 정선선이 들어온 것이 탄광 때문인데, 그렇다면 탄광까지를 잇는 철길이 원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어쨌든 아래 사진과 같이 정선선이 끝나는 지점에 지금은 아무것도 없었다.

철길이 끝나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판과 무수한 잡초들만이 쓸쓸함을 더해간다.
그리고 우측 사진은 증산 기점 46.2km를 알려주는 표시판.

아무도 없는 정선선 종점 지점과 구절리역 플랫폼에서혼자 우산을 쓰고서 30분이 넘게 사진을 찍었다. 아무도 없는 역에, 날은 어두워지고 비는 계속오고, 정말 처량한 느낌이었다.

어느덧 날이 저물고, 18시 반쯤 역에 저절로 불이 들어왔다. 비를 피하기 위해 역사 내에 있었는데 얼마 지나자 어떤 분(동호회에서 뵌 적있는 류** 님이었다!)께서 카메라를 들고 역으로 들어와 여기저기를 찍으셨다. 긴가민가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나중에 메일 보내드리니 맞았단다.. -_-;

어쨌든 나는 열차를 기다리면서불이 켜진 구절리역을 찍었다.

19시 10분이 조금 지나 구절리행 마지막 열차가 들어왔다. 열차에서 또 철도애호가 몇 분이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내리셔서 사진을 찍으셨다. 나도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서 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구절리역의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담았다.

19시 25분,이제 열차가 구절리를 떠난다. 밤이라 창 밖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래서 더 담담했다. 카메라의 전원을 껐다. 오늘의 업무는 끝. 하루 종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부족했던지라, 정선아리랑 유람열차의 테이블에 엎드려 잠시 잠을 청했다.

20시 30분, 열차가 종착역인 증산에 도착했다. 증산역 앞에도 마땅히 밥을 먹을 만한 곳이 없어, 그냥 슈퍼에서 제주 감귤 쥬스와 베이글 빵을 사서 가방에 넣었다. 20시 50분쯤, 제천행 열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정선아리랑 유람열차는 어느새 견인되고 안 보였다. 영주발 제천행 무궁화호 #1684 열차,1호차 37호석, 객차는 대우산 우드객차, 기관차는 8101호. 예전 도색을 하고 있는이 전기기관차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열차 편성은 발전차-객차(2량)-기관차이고, 막차로서 정차역이 다른 무궁화보다 많은 일명 '통궁화호' 였다.

22시 반이 다 되어 제천에 도착했다. 우선은 역을 나와 밥 먹을 곳을 찾았다. 다행히 역전 광장에 홍익회에서 운영하는 스낵점이 보였다. 국수와 만두를 시켜서 먹으니 이제야 좀 든든하고 살 것 같다. 이제다음 날3시 반까지 시간을 떼워야 한다. 맞이방에 들어가 TV를 보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다, 친구와 잠시 전화도 하고 그러니 새벽 3시가 되었다. 강릉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36 열차, 2호차 35호석, 객차는 역시 대우, 기관차는 8073호. 제천에서는 청량리로 가는 첫 열차다. 야간 열차라 여기저기 퍼져 자는 사람들이 보인다. 원래내 좌석에도 어떤 아줌마가 다리를 올리고 주무시길레 그냥 그 앞자리에 앉았다. 좌석에 앉자마자 잠에 골아떨어져 청량리역까지 한 번도 안깨고 갔다.

아침 6시 04분, 열차가 종착역인 청량리 역에 도착하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다. 이제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하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의 아침. 분주한 서울의 모습. 정선선은 이제 기억 속의 한 구석으로 물러난다.

내가 사는동네인 성내역에 내렸다. 이 역 앞에는 얼마 전부터 재개발을 위해 시영아파트를 부수고 있는데 한번쯤 사진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몇 개를 올려 본다.구절리 기행 끝~

posted by Gosanza S. Zino
:
□ 기차 여행기 2005. 10. 8. 22:58

(1) 부전동에서 신평까지

부산 지하철을 처음 타본 것은 초등학생 시절이었던 것같다. 큰집이 부산이라서 어렸을 적부터 명절이나 방학 때 부산에 갔지만, 우리 가족이 부산 시내에서 주로 이용한 것은 버스나 택시였다. 큰집은 부산에서도 지하철이 다니지 않던 구포 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2호선 개통 이후 접근성이 좋아져, 지하철을 많이이용하게 되었다.)그나마 승용차를 이용했을 때에는 버스도 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해인가 우연히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별로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창틀 구조가 서울 지하철과 조금 다르다고 느꼈다. 어쨌든 부산 지하철이라고 해서 별 다른 느낌은 없었다.

이후 가족과는 부산지하철을 한두 번 타본 것이 전부였지만, 어른이 된 이후에는 혼자 부산에 올 때마다 이용했다. 이용할 때마다 부산지하철은 신기한 느낌이 든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도시... 어찌보면 비슷해 보이는 지하철 안의 풍경인데, 다른 말투와 억양을 쓰는 사람들 속에서 낯선 지명의 역을 지나친다. 그래서 난 부산을 좋아한다. 서울처럼 거대도시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다른 점이 느껴진다. 서울공화국 대한민국에 부산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나마 서울과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도시, 부산. 난 서울 사람이지만, 부산이 서울을 견제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 되기를 항상 바란다. 어떤 것이든, 견제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사진들은 지난 2003년 12월 29일에 청량리발 부전행 #1221 통일호를 타고 부산에 갔을 때, 29일밤과 그 다음날 낮에 찍은 사진들이다.


부전동역. 국철 부전역에서 300m 가량만 걸어나오면 있다.


서면역. 부산, 아니 비수도권의 유일한 지하철 환승역.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부산진역. 노포동 방향의 플랫폼만 섬식 플랫폼인데,한 선로는 울타리로 막혀져 있어 쓰이지 않고 있다.
왼쪽 사진의 의자 너머로 보이는 곳이 그것이다.

참고로, 이것은 부산 지하철의 신조차량 반입시 사용되는 곳이라고 한다. 부산진역 국철 선로와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는 잠정 폐쇄된 상태이다. 아마도 부산지하철 전동차의 내구 연한이 다하는 2010년 정도가되면 새 전차를 들이기 위해 다시 쓰이지 않을까?(도움 말씀-7377호 님 http://trafficzone.cyworld.com/ )


자갈치역. 어시장이 있는 부산의 명소인 자갈치 시장에 위치한 역이다.
서울 사람들은 이 이름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한다. 본인도 처음에는 과자 이름이연상되었다.


1호선의 종점인 신평역에 가까워지자, 신평 지하철기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신평역의 안내판과 플랫폼.


1호선의 남쪽 종점인 신평역과 그주변 모습.

부산 지하철은 지난 1985년 7월, 전국에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개통되었다. 2003년 현재, 부산에는 2개의 노선이 운영 중이며,3호선이 건설중이다. 이 노선을 비롯하여 앞으로 김해경전철이나 국철전철 등 여러 노선들이 건설되면, 네트워크 효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될 것이다.


(2) 부산지하철 1호선 전동차

부산 지하철에서 운행되는 전동차는 서울 지하철의 전동차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우선 열차의 폭이 좁다. 그래서 마치 협궤인 일본의 전철을 탄 기분이 난다. 또한 1호선 열차의 경우 출입문이 한쪽에 세 개이다. 그만큼 의자의 길이가 길다. 무엇보다 앞 부분의 모습이 서울의 지하철들과 확연히다르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전동차. 각각 신평행1*35, 노포동행1*43 편성의 열차를 찍은 것이다.
1호선 전동차의 앞부분은 마치 노면을 달리는 트램(tram)이 연상된다.


전동차 내부와 패찰. 1984년 현대산이다.
참고로, 부산지하철 전동차는 일본의 미쓰비시 社와 기술제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움 말씀-7377호 님
http://trafficzone.cyworld.com/ )


무려 10명이 앉을 수 있는 롱시트. 그리고 노란색 등받이가 인상적인 노약자석.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문도 전국의 어느 열차에서 보기 힘든 양쪽 여닫이 형태이다.

그리고 이것은 덤으로...


부산지하철의 자동발매기와 지하철 표.
위의 500원짜리는 90년대 후반에 부산에 갔다가 산 것이고, 아래 700원짜리는 이번에 가서 산것이다.


'어서오십시오!!' -부산진역에 있던 부산교통공단(부산 지하철의 운영 주체)의 광고판.

posted by Gosanza S. Zino
:
□ 기차 여행기 2005. 10. 8. 22:34

7,80년대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서울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서울은 과밀화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정부는 90년대에 서울 근교에 대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된 신도시들 -일산, 중동, 평촌 중에서 분당은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도시이다. 여기에 서울 근교의 신도시들과 서울 도심간을 잇는 전철도 같이 만들어졌다. 일산선, 분당선, 과천선 등이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수도권전철 노선이다. 분당선은 지난 1994년 9월, 수서-오리 구간이개통되었다. 일산선처럼 분당선도 서울지하철 3호선과 직통운행을 할 줄 알았으나, 완전히 분리되어,지금까지 수도권전철 노선 중 유일하게 지명 명칭을(1,2,3.. 호선 처럼 숫자명칭이 아닌)정식으로 가진 노선이 되었다.

그리고 그 후로 약 9년이 지난 2003년 9월 3일, 분당선 수서-선릉 구간이 연장개통 되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외곽에 위치한 수서역(3호선)이나, 성남의 복정역(8호선)까지 가서야 분당선을 갈아탈 수 있었지만, 이번 연장 개통으로 강남 중심부에 위치한 선릉역(2호선)에서 분당까지 바로 갈수 있게 되었다. 이번 개통 구간은 총 6.6km로 모두 지하구간이며, 선릉-한티-도곡-구룡(통과역)-개포동-대모산입구 등 5개의 신설역과 1개의 미개통역(구룡역-04년 개통예정))이 위치해있다. 선릉-왕십리 추가 연장 구간도 2008년 개통 예정이라고 한다.

개통식에는 가보지 못하고, 개통후 3주 정도 지난 후에야 새로 개통한 구간을 찾아볼수 있었다. 2호선 선릉역에서 내리니, 공사 때문에 계속 막혀있던 벽이 없어지고, 분당선으로 환승하는입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역시 새로 생긴 구간답게 깨끗하였고, 온통 철도청의 신 CI 색깔과 디자인들로 메꾸어져있었다.그러나.. 역시 말 많던 도곡-수서 구간은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하였다. 분당선은 서울과 외곽도시를 잇는 광역철도이다. 시내를 다니는 지하철처럼 역간의 거리가 짧으면 안된다. 그런데 이 개포의 짧은 구간에 역이 세 개나 생겼다. 물론 그 중 하나는 아직 공사중이라 무정차 통과하지만, 이 역까지 개통된다면 분당선의 표정속도가 너무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열차는 자동차와 달리 가감속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번 역에 한번 서는 것이 전체 운행시간에 치명타를 준다. 이렇게 정차역이 많아서 오래걸린다면, 자동차 또는직행버스로 2,30분이면 갈 수 있을 거리를 누가 분당선을 이용하겠는가?

분당선은 다름아닌 분당 주민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본인이 개포 지역에 역이 생기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한두 개 있으면 될 역을 세 개씩이나 지은 것에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그 400m, 500m 걷기 싫어서 하나를 더 만들은 것인가? 아닐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기 동네 바로 앞에 역이 생기면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역 수를 늘리도록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다.이건 구역질나는 지역이기주의이다.그런 요구를 수용한 관계 당국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분당선이 개통하기전 TV에서 우연히 한 부동산 업자의 인터뷰를 보게되었다. 그는 시청같은 곳은이보다 역간 거리가더 짧으니, 분당선에서도 역간거리가 이렇게 짧은 것은 문제가 안된다고 항변하였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선 분당선은 그러한 도심을 달리는, 지하철이 아니다. 용도가 다른 것이다. 차라리 완급운행이 가능하다면 사람들의말이 많지 않겠지만, 지하로 건설된 구간이기 때문에, 지금와서 완급운행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장거리 교외 전철인데 완급운행이 안되기 때문에, 적은 역수와 빠른 속도가 중요하다. 또한 개포 지역을 어떻게 시내와 비교할 수 있는가? 시청 부근이야 서울의 중심부이며, 업무, 상업지구로 하루에도 수십 수백만명의 유동인구가 생기는 곳이다. 하지만 개포 지역은 아무리 지가가 높다해도 아파트 촌 - 주거 지구이다. 그 동네에 살지 않는 이상 이 지역의 역을 이용할 일은 거의 없다. 더군다나 대부분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대중교통 이용율이 얼마나 높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분당선 연장구간은 분당이 아닌 개포의 땅값 올리는 것밖에 더 되었는가? 그렇게 동네마다 역을 다 설치해주려면, 차라리 그냥 마을버스 노선이나만드시라!~~.

선릉역. 지하철 2호선에서 갈아타는 역.

최근 국철역에 선보이기 시작한열차운행실황 안내판도 눈길을 끌었다.



좌) 수서 방향의 철로. 특이하게 형광등이 아래 달렸다.

우) 분당선 승강장의 신 CI 안내판.

분당선 연장 개통의 또 하나의 이벤트는 신형전동차의 투입이었다. 앞부분이 둥글어서 일명 '동글이'라고 불리우는 철도청의 VVVF제어 신형전동차는 이미 4호선과 1호선에 등장한 바 있다. 물론 사양에 있어서는 기존의 VVVF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분당선에 새로 투입된 동글이는 그 도색이다른 노선과 달라서 철도매니아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기존 분당선 차량과 신형 차량.




신형 차량의 내부 모습. 소화기를문 옆에 비치함.



출입문 도색

그리고 오리역에 도착하자 '분당기지'로 LCD 행선판이 바뀌었다.

분당선을 많이 이용해보았지만, 종착지인 오리역까지 간 것은 처음이었다. 오리역은 현재 분당선의 남쪽 종착역으로서, 쌍섬식 승강장(플랫폼이 두 개이고, 각 플랫폼당 양쪽에 하나씩선로가 들어오는 구조. |[]||[]| ←이렇게 생긴 것)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편, 오리에서부터 수원까지 가는 또 다른 연장구간이 앞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2004년(2005년?)에 오리역 다음에 위치한 죽전기지에 임시 승강장이 보정역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운영중이며, 연장구간이 정시 개통하면 폐쇄된다.




오리역

posted by Gosanza S. Zino
:
□ 기차 여행기 2005. 10. 8. 21:58

(1)벽제역으로 가는 길

2003년 6월 25일. 1시 35분 출발하는 #1533 교외선을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갔다.지금은 운행하지 않는 교외선 열차..

교외선은 말 그대로 교외선이었다. 단선이며, 무인역도 많고 열차에 오르면 한가로운 교외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 노선은 60년대에 건설된 노선으로, 서울에 사는 철도애호가들에게는 가까이에 이런 로컬선이 있다는 점에 무엇보다 매력이 느껴진다. 완전 폐선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비정기적인 관광열차나 화물열차만이 운행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발 의정부행 CDC.. 공사가 한창이었던 서울역.


정겨운 신촌역, 수색역. 경의선 전철화가 되면 이런 정취는 없어질 것이다.


끊이지 않는 지하화 논쟁. (용산-가좌 구간 지하로 결정났음)

대곡역에서부터 열차는 교외선에 접어든다.


대곡역. 교외선과 경의선은대곡역 바로 전에 분기가 된다.
경의선 대곡역은 서쪽에 위치하고, 3호선 대곡역이 가운데를 관통하고, 교외선 대곡역은 동쪽에 위치한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게 線下역인 3호선 대곡역이다.

즉경의선↕ ←(3호선)→ ↕교외선 ...이런 구조다.



가정집이 가까이에 위치한 대정역, 버스 기지가 위치한 원릉역.


철도청은 파업을 앞두고 있었다..

벽제역에서 내렸다.선로도 하나, 플랫폼도 하나인 무인역. 상당히 정감을 일으키는 역이었다. 역에 내린 사람은 나와 내 여자친구 그리고 또 다른 일해 두 명 뿐이었다. 역에는 군사지역과 가까운지 군 초소 비슷한 것도 있었고, 군인 두 명이 있었는데 고참으로 보이는 사람이 후임병을 교육(?)시키고 있었다. 그 후임병도 이제 제대한지가 오래겠지만.. 세월은 그렇게 흘러간다.


CDC는 떠나고..



벽제역..


중남미 박물관.

버스를 타고 10여 분 정도 가서 고양시장인가에서 내려,

다시 도보로 10분 정도를 가면 있다.



다시 벽제역으로 돌아와서.. 강아지 한 마리만이 낮잠을 자며 역을 지키고 있었다.

저녁 7시 19분, 의정부행 #1535 열차를 탄다.

내리는 사람은 없고, 타는 사람은 나와 여자친구, 어떤 아저씨 세 명뿐이었다.


벽제역에서 출발하자 다시 또 전원의 풍경이 보였다.
그린벨트라 그런지는모르겠지만,개발의 입김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우측 사진은 열차에서 끊은 대용승차권.



좌측은 교행을 한 일영역. 우측은 장흥역.


2) 열차 탈선하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잘 감상하고 의정부 시계에 들어섰던 열차는 저녁 7시 50분 경, 북의정부역 조금 못와서 탈선을 했다. 물론 빠르게 달리다 탈선한 것이 아니라서 큰 사고는 안났지만 기차에서는 느끼기 힘든 급정거를 했다. 원래 7시50분 의정부역 도착 예정이었던 열차는 멈추어 버렸다.

창밖에 경원선 복선전철화 고가로가 보이길레, 사진 찍으려고 일어선 순간 좀 급하게 서 버렸다. 그렇다고 그렇게 심한건 아니었지만, 하여튼 기차로선는 느끼기 힘든 급정차였다. 하지만 별 생각없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곧 방송이 나왔다. 열차 신호정지로 잠시 대기한다고. 그런데 한 승무원께서 앞열차로 급하게 막 뛰어가셨다.(나는 맨 뒷열차에 타고 있었음.)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렇게 심한 일인줄을 몰랐다.

그러더니 한 2,3분 지났을까, 저희 열차는 탈선을 했습니다 라고 방송이 나왔다. 헉, 탈선... 하필이면 처음 타본 교외선에서 탈선을 경험 하다니... 승무원님께서 오시더니 승객분들에게 내려서 북의정부역까지 걸어가라고 그러셨다. 내려보니 주변은 온통 공사판이었다.

내려서 보니 앞바퀴가 레일 안으로 푹 파묻혀있었다. 나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승무원께서 나에게 손짓을 하며 찍지 말라고 했다. 인상을 팍쓰시면서... 좀 무서웠다. 내 사진기가 렌즈 부분이 돌출된 제품이라, 그걸 들고 있으니 기자 같은 부류로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난 "저 그냥 취미로 철도 좋아하는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니까, "아니 죄송한건 우린데, 안 좋은거 찍어서 뭐하겠냐"구 그냥 찍은 거 혼자만 가지구 있으라구 그러셨다. 어쨌든 대략 30명 정도 되는 승객들은 한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북의정부역으로 걸어갔다. 철로를 따라 걸은게 아니라 인근 도로로 나가서 지하도도 건너고 그랬다. 북의정부역에서 승무원께서 플랫폼으로 그냥 들어가라고 지시하셔서, 들어가 인천행 열차를 탄뒤 다시 의정부 역에서 내려서 역무원님께 승차권을 보여드리고, 다시 승차권을 찍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열차가 탈선한 부근 공사판을 걸어가고 있을 때, 나에게 사진 찍지 말라고 하셨던 분이 공사장에 있던 인부들한테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거냐, 기관사는 모한거냐, 이거 큰일날일이다 비상사태야 완전... 등등. 책임자이신 듯 했다. 어쨌든, 한국철도에 대해 조금 실망이었다. 그렇게 사고가 나서 북의정부까지 승객을 걷게 했으면 무언가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지... 이런 알려지지 않은 자잘한 사고가 수두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종착지에 거의 다 와서 속력이 느릴 때 탈선사고가 났기 때문에,큰 사고로 번지지 않은 점은 다행이었다. 많은 철도 관련 종사자 분들이 일선에서 수고하시고 계시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전 문제 만큼은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2003년은 그 어느 해보다 유난히 철도사고가 많았다고 느껴지던 해였다.




탈선하여 안으로 박힌 바퀴.


좌) 열차에서 나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북의정부 역까지 걸어가기 시작하는 승객들.
우) 탈선 열차 앞 부분(오른쪽에 조그맣게 보이는 분이, 나에게 사진찍지 말라고 제지하려 달려오고 있다.)



좌) 공사장에 댕그러니 남겨진 #1535 편성 열차.
우) 북의정부로 걸어가는 승객 행렬.(내가 사진 찍다가 제일 뒤쳐졌다.)




posted by Gosanza S. Zino
:

얼마전 국철 신촌역이 대규모 민자역사로 바뀐다는 보도를 접했다. 기사에 따르면 2004년 2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했기에, 늦기전에 신촌역을 다시 카메라에 담고싶었다. 지하철 신촌역이야 자주 이용하지만, 국철 신촌역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기 전에는 잘 안 가게된다. 신촌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더 그리워지는 국철 신촌역인가 보다. 경의선 부설 당시인 1906년에 신촌역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현재의 역사는 1920년 대에 지어진 역사 있는 건물이다. 경부선 상에 있던 역이라면 이미 오래전에 철거되고 큰 규모의 역 건물이 들어섰겠지만, 신촌역은 서울인구 20만 시절의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규모 뿐만이 아니다. 번화가 '신촌'의 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이용하는 수요도 적고, 국철 신촌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신촌역이 '꼬마역'으로 전락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1) 큰 길에서 벗어나 접근이 불편하다. 지하철 신촌역이 신촌 로터리에 위치해 있는 것과 달리, 신촌역은 큰 길에서 조금 들어간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2) 전철 노선이 없어 접근이 불편하다. 국철 신촌역을 지나는 통근열차는 한 시간에 한 대 꼴이다. 그나마 일산 쪽에서 접근하기는 쉽지만, 서울 도심이나 강남 쪽에서 오려면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는 수밖에 없다.때문에 신촌의 중심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이대입구역으로 이동하였다.

3) 남북 분단으로 경의선이 막혀버렸다(이것은 제일 근본적 이유라고 생각됨). 경의선은 경부선보다 2년 앞서 복선 철도가 개통될 정도로, 경부선 만큼 중요하고 수송량도 많은 간선철도였다. 그런데 분단이 되어,경의선은 문산까지의 연장 50km 짜리지선철도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경의선 연선의 개발이나 도시화가 늦어진 것은 당연하다. 수도권의 주요 도시들이 경부선이나 경인선을 따라 형성된 것과 달리 경의선 주변은 조용했던 것이다. 경의선 상에 있던 신촌역도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분단이 되었든 안 되어든 간에, 만일 경의선이 일찍이 복선전철화 되어 통근전동차가 운행했다면 신촌역은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신촌역이 나아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일단은 대규모 민자역사가 지어진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도근본적인 문제들이 남는다. 과연 그렇게 민자역사를 지어 상권을 정비한다해도, 지하철 신촌역과 같은 유동인구가 올 수 있을까? 앞서 세 가지로 분석해 본대로, 신촌역이 낙후된 것은 문제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물론 민자역사를 짓고 연선을 재개발한다면,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 하지만 신촌역 그 자체만이 아니라 경의선, 또는 신촌 전체라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신촌역을 바라보아야 한다. 여기서 본인은 본인의 미천한 생각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는 신촌역의 접근성이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1)번 원인은 개선하기 힘들다. 이대 정문쪽의 아파트를 부수지 않는 이상, 신촌역 앞의 도로가 간선도로가 되기는 힘들다. 또한 3)번 원인은 철도에 대한 논의를 벗어난다. 그렇다면 2)번 원인을 개선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그런데 향후 운행될 경의선 통근전철은 가좌에서 용산선으로 빠진다. 결국 신촌역은 지금처럼 드문 여객 열차 운행이나 회송 열차의 통로 정도로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가좌-서울역 간의 구간을 다른 전철 노선(예를 들면 경원선이나 신분당선) 등 과 연계하여 통근전철이 운행하도록 해야한다. 현재 지상 서울역까지만 운행하는 경의선 열차를 더 남쪽으로 연장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지하철 노선에서 환승하여 한번에 국철 신촌역까지 올 수 있다. 선로 용량이 부족하다면 복복선화도 고려하자. 몇몇 구간은 힘들겠지만, 무리해서라도 주변 토지를 매입한다면 그리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은 어차피향후 통일에 대비해서라도 필요한 작업이다.

두 번째로 신촌역 주변의 개발 방향에 대한 생각이다. 일단 이 주변을 살펴보면 가까이에만 큰 대학교가 두 개이고, 조금만 더 나가면 몇 개가 더 있다. 신촌역 서쪽에는 창천동 '걷고 싶은 거리'가 마련되어 있으며, 동쪽은 의류, 악세사리, 미용실 등으로 유명한 이대 앞이다. 따라서 신촌역도 그러한 문화 지역의 한 연장선 상에서 생각되어야 한다. 신촌역을 중심으로주변을 도보 중심의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신촌역 앞도로의 차선을 축소하여 보도를 넓히고, 역전광장의 주차장을 휴식의 공간으로 만든다. 민자역사를 건축하는 대신 기존의 역사도 보존한다. 현재의 신촌 역사는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보존되어야 하지만, 이대 앞의 조그맣고 독특한 상점들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무조건 부수고 새로짓는 것은 곤란하다. 선로 위에는 민자역사를 건설하되, 기존의 역사는 조금 손질하여 민자역사의 입구 정도로 남겨두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이렇게 하여 신촌로터리-창천동-국철 신촌역-이대 앞으로 이어지는 도보 중심의 문화 지구를 만든다. 국철 신촌역은 그 동안 단절되었던 신촌과 이대 앞 도보 중심 거리의 이음매가 되는 것이다.도쿄의 하라주쿠 거리는 이대 앞과 분위기가비슷하다. 그런데 이렇게 번화한 하라주쿠의 하라주쿠 역은 오래된 목조 건물을 개조하여 놓았는데, 보기가 좋았다. 신촌역도 기존의 신촌 역사를보존하면서 같이 개발한다면 신촌 지구의 문화적 색채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2월, 신촌역. 역전 광장에서.
이 주차장을 지하로 보내고, 이 광장은 보도블럭을 깔아 휴식의 공간으로 꾸미자.


작년 가을만해도 구식역명판이었는데, 어느새새 철도청 CI 간판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기존 역사 뒤의 선로 상에 민자역사를 짓고, 이 건물은 조금만 손질하여 민자역사의 입구로 쓰자.


멀리서 바라본 신촌역과 광장 일대

posted by Gosanza S. Z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