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 여행기 2005. 10. 8. 22:34

7,80년대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서울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서울은 과밀화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정부는 90년대에 서울 근교에 대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된 신도시들 -일산, 중동, 평촌 중에서 분당은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도시이다. 여기에 서울 근교의 신도시들과 서울 도심간을 잇는 전철도 같이 만들어졌다. 일산선, 분당선, 과천선 등이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수도권전철 노선이다. 분당선은 지난 1994년 9월, 수서-오리 구간이개통되었다. 일산선처럼 분당선도 서울지하철 3호선과 직통운행을 할 줄 알았으나, 완전히 분리되어,지금까지 수도권전철 노선 중 유일하게 지명 명칭을(1,2,3.. 호선 처럼 숫자명칭이 아닌)정식으로 가진 노선이 되었다.

그리고 그 후로 약 9년이 지난 2003년 9월 3일, 분당선 수서-선릉 구간이 연장개통 되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외곽에 위치한 수서역(3호선)이나, 성남의 복정역(8호선)까지 가서야 분당선을 갈아탈 수 있었지만, 이번 연장 개통으로 강남 중심부에 위치한 선릉역(2호선)에서 분당까지 바로 갈수 있게 되었다. 이번 개통 구간은 총 6.6km로 모두 지하구간이며, 선릉-한티-도곡-구룡(통과역)-개포동-대모산입구 등 5개의 신설역과 1개의 미개통역(구룡역-04년 개통예정))이 위치해있다. 선릉-왕십리 추가 연장 구간도 2008년 개통 예정이라고 한다.

개통식에는 가보지 못하고, 개통후 3주 정도 지난 후에야 새로 개통한 구간을 찾아볼수 있었다. 2호선 선릉역에서 내리니, 공사 때문에 계속 막혀있던 벽이 없어지고, 분당선으로 환승하는입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역시 새로 생긴 구간답게 깨끗하였고, 온통 철도청의 신 CI 색깔과 디자인들로 메꾸어져있었다.그러나.. 역시 말 많던 도곡-수서 구간은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하였다. 분당선은 서울과 외곽도시를 잇는 광역철도이다. 시내를 다니는 지하철처럼 역간의 거리가 짧으면 안된다. 그런데 이 개포의 짧은 구간에 역이 세 개나 생겼다. 물론 그 중 하나는 아직 공사중이라 무정차 통과하지만, 이 역까지 개통된다면 분당선의 표정속도가 너무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열차는 자동차와 달리 가감속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번 역에 한번 서는 것이 전체 운행시간에 치명타를 준다. 이렇게 정차역이 많아서 오래걸린다면, 자동차 또는직행버스로 2,30분이면 갈 수 있을 거리를 누가 분당선을 이용하겠는가?

분당선은 다름아닌 분당 주민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본인이 개포 지역에 역이 생기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한두 개 있으면 될 역을 세 개씩이나 지은 것에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그 400m, 500m 걷기 싫어서 하나를 더 만들은 것인가? 아닐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기 동네 바로 앞에 역이 생기면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역 수를 늘리도록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다.이건 구역질나는 지역이기주의이다.그런 요구를 수용한 관계 당국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분당선이 개통하기전 TV에서 우연히 한 부동산 업자의 인터뷰를 보게되었다. 그는 시청같은 곳은이보다 역간 거리가더 짧으니, 분당선에서도 역간거리가 이렇게 짧은 것은 문제가 안된다고 항변하였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선 분당선은 그러한 도심을 달리는, 지하철이 아니다. 용도가 다른 것이다. 차라리 완급운행이 가능하다면 사람들의말이 많지 않겠지만, 지하로 건설된 구간이기 때문에, 지금와서 완급운행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장거리 교외 전철인데 완급운행이 안되기 때문에, 적은 역수와 빠른 속도가 중요하다. 또한 개포 지역을 어떻게 시내와 비교할 수 있는가? 시청 부근이야 서울의 중심부이며, 업무, 상업지구로 하루에도 수십 수백만명의 유동인구가 생기는 곳이다. 하지만 개포 지역은 아무리 지가가 높다해도 아파트 촌 - 주거 지구이다. 그 동네에 살지 않는 이상 이 지역의 역을 이용할 일은 거의 없다. 더군다나 대부분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대중교통 이용율이 얼마나 높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분당선 연장구간은 분당이 아닌 개포의 땅값 올리는 것밖에 더 되었는가? 그렇게 동네마다 역을 다 설치해주려면, 차라리 그냥 마을버스 노선이나만드시라!~~.

선릉역. 지하철 2호선에서 갈아타는 역.

최근 국철역에 선보이기 시작한열차운행실황 안내판도 눈길을 끌었다.



좌) 수서 방향의 철로. 특이하게 형광등이 아래 달렸다.

우) 분당선 승강장의 신 CI 안내판.

분당선 연장 개통의 또 하나의 이벤트는 신형전동차의 투입이었다. 앞부분이 둥글어서 일명 '동글이'라고 불리우는 철도청의 VVVF제어 신형전동차는 이미 4호선과 1호선에 등장한 바 있다. 물론 사양에 있어서는 기존의 VVVF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분당선에 새로 투입된 동글이는 그 도색이다른 노선과 달라서 철도매니아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기존 분당선 차량과 신형 차량.




신형 차량의 내부 모습. 소화기를문 옆에 비치함.



출입문 도색

그리고 오리역에 도착하자 '분당기지'로 LCD 행선판이 바뀌었다.

분당선을 많이 이용해보았지만, 종착지인 오리역까지 간 것은 처음이었다. 오리역은 현재 분당선의 남쪽 종착역으로서, 쌍섬식 승강장(플랫폼이 두 개이고, 각 플랫폼당 양쪽에 하나씩선로가 들어오는 구조. |[]||[]| ←이렇게 생긴 것)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편, 오리에서부터 수원까지 가는 또 다른 연장구간이 앞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2004년(2005년?)에 오리역 다음에 위치한 죽전기지에 임시 승강장이 보정역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운영중이며, 연장구간이 정시 개통하면 폐쇄된다.




오리역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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