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 여행기 2005. 10. 8. 22:58

(1) 부전동에서 신평까지

부산 지하철을 처음 타본 것은 초등학생 시절이었던 것같다. 큰집이 부산이라서 어렸을 적부터 명절이나 방학 때 부산에 갔지만, 우리 가족이 부산 시내에서 주로 이용한 것은 버스나 택시였다. 큰집은 부산에서도 지하철이 다니지 않던 구포 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2호선 개통 이후 접근성이 좋아져, 지하철을 많이이용하게 되었다.)그나마 승용차를 이용했을 때에는 버스도 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해인가 우연히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별로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창틀 구조가 서울 지하철과 조금 다르다고 느꼈다. 어쨌든 부산 지하철이라고 해서 별 다른 느낌은 없었다.

이후 가족과는 부산지하철을 한두 번 타본 것이 전부였지만, 어른이 된 이후에는 혼자 부산에 올 때마다 이용했다. 이용할 때마다 부산지하철은 신기한 느낌이 든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도시... 어찌보면 비슷해 보이는 지하철 안의 풍경인데, 다른 말투와 억양을 쓰는 사람들 속에서 낯선 지명의 역을 지나친다. 그래서 난 부산을 좋아한다. 서울처럼 거대도시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다른 점이 느껴진다. 서울공화국 대한민국에 부산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나마 서울과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도시, 부산. 난 서울 사람이지만, 부산이 서울을 견제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 되기를 항상 바란다. 어떤 것이든, 견제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사진들은 지난 2003년 12월 29일에 청량리발 부전행 #1221 통일호를 타고 부산에 갔을 때, 29일밤과 그 다음날 낮에 찍은 사진들이다.


부전동역. 국철 부전역에서 300m 가량만 걸어나오면 있다.


서면역. 부산, 아니 비수도권의 유일한 지하철 환승역.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부산진역. 노포동 방향의 플랫폼만 섬식 플랫폼인데,한 선로는 울타리로 막혀져 있어 쓰이지 않고 있다.
왼쪽 사진의 의자 너머로 보이는 곳이 그것이다.

참고로, 이것은 부산 지하철의 신조차량 반입시 사용되는 곳이라고 한다. 부산진역 국철 선로와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는 잠정 폐쇄된 상태이다. 아마도 부산지하철 전동차의 내구 연한이 다하는 2010년 정도가되면 새 전차를 들이기 위해 다시 쓰이지 않을까?(도움 말씀-7377호 님 http://trafficzone.cyworld.com/ )


자갈치역. 어시장이 있는 부산의 명소인 자갈치 시장에 위치한 역이다.
서울 사람들은 이 이름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한다. 본인도 처음에는 과자 이름이연상되었다.


1호선의 종점인 신평역에 가까워지자, 신평 지하철기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신평역의 안내판과 플랫폼.


1호선의 남쪽 종점인 신평역과 그주변 모습.

부산 지하철은 지난 1985년 7월, 전국에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개통되었다. 2003년 현재, 부산에는 2개의 노선이 운영 중이며,3호선이 건설중이다. 이 노선을 비롯하여 앞으로 김해경전철이나 국철전철 등 여러 노선들이 건설되면, 네트워크 효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될 것이다.


(2) 부산지하철 1호선 전동차

부산 지하철에서 운행되는 전동차는 서울 지하철의 전동차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우선 열차의 폭이 좁다. 그래서 마치 협궤인 일본의 전철을 탄 기분이 난다. 또한 1호선 열차의 경우 출입문이 한쪽에 세 개이다. 그만큼 의자의 길이가 길다. 무엇보다 앞 부분의 모습이 서울의 지하철들과 확연히다르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전동차. 각각 신평행1*35, 노포동행1*43 편성의 열차를 찍은 것이다.
1호선 전동차의 앞부분은 마치 노면을 달리는 트램(tram)이 연상된다.


전동차 내부와 패찰. 1984년 현대산이다.
참고로, 부산지하철 전동차는 일본의 미쓰비시 社와 기술제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움 말씀-7377호 님
http://trafficzone.cyworld.com/ )


무려 10명이 앉을 수 있는 롱시트. 그리고 노란색 등받이가 인상적인 노약자석.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문도 전국의 어느 열차에서 보기 힘든 양쪽 여닫이 형태이다.

그리고 이것은 덤으로...


부산지하철의 자동발매기와 지하철 표.
위의 500원짜리는 90년대 후반에 부산에 갔다가 산 것이고, 아래 700원짜리는 이번에 가서 산것이다.


'어서오십시오!!' -부산진역에 있던 부산교통공단(부산 지하철의 운영 주체)의 광고판.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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