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철도동호회 전문①게시판 12217번글, 2004.07.01)
시각표를 보면 서울-부산간에 새마을호가 5시간 20분, 무궁화가 5시간 40분으로 20여분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요, 가격은 만원이 넘게 차이나네요. 그렇다면 20분 차이에 만원의 가치가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즉 새마을과 무궁화호의 차이는 시간이 아니라, 시설이나 좌석의 편안함, 또는 입석 손님이 없으므로 해서 오는 쾌적함 등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두 등급을 통합해서 한 편성으로 짜되, 객실로써 두 등급의 수요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새마을호 특실과 일반실의 수요는 그대로 특실과 일반실(입석 없이)로 하고요, 무궁화호의 수요는 자유석 객실로 하는 겁니다. (주말에 경부선 무궁화호를 이용하면 입석 승객들로 붐비고, 객차밖에 신문지까지 깔고 안자가는 승객들을 보면, 이렇게 격하된 무궁화호는 좌석을 좀더 늘리고 자유석 제도로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자유석과 특/일반실의 편성 비율은 기존의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편성의 비율로 맞추는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 두 수요가 바뀐다면 유연하게 객실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고요...
이 경우 장점은- 두 등급이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새마을호 이용자나 무궁화호 이용자 모두 자신의 선택을 유지하면서 매 시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새마을호 입장에서도 적은 횟수로 많은 좌석을 운행하여 빈 좌석을 만드는 것보다, 조금씩 여러차례 운행하여 수요를 되도록 채우는 것이 더 장사가 될것 같습니다. 마치 새마을 중련 편성을 통해 생기는 효과와 비슷하지요. 특히 편성수가 많은 경부선보다는, 전라선이나 장항선, 중앙선처럼 하루에 새마을호가 5회 이하로 다니는 노선에서 더 효과가 있을듯 합니다.
단점이나 문제점은- 1.우선 정차역 문제인데요. 이 혼합등급열차가 기존의 새마을 정차역으로 정차할 경우, 안 서는 역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요. 반면 무궁화 정차역으로 할 경우 그나마 20분이라도 빨리 도착하는 것을 원하던 수요나, KTX비 수혜 지역에서 빠른 이동을 원하던 수요는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선택 정차로 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기존에 새마을호로 사용되던 PP와 무궁화호로 이용되던 객차형열차가 엄연히 다른데, 이렇게 같은 등급으로 운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물론 내부 개조로 pp의 일부 객실은 자유석에 맞게, 일부 무궁화 객실은 새마을 수준으로 바꾸어 노멀라이징을 해야겠지요..물론 그렇게 개조하는데 비용이 들겠네요.
3. 기존에 새마을호에 있다가 사라진 자유석제도나, 현재 KTX의 자유석 제도가 별 효과 없었다는 점인데요.. 제 생각에 그것은 자유석의 가격이 사람들을 유인할 만큼 크게 싸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통합등급열차의 같은 편성 내에서, 자유석을 현재의 무궁화 수준으로 하고, 일반실(지정석)을 현재의 새마을호 가격 수준으로 한다면, 경제성을 쫒는 수요가 충분히 자유석 쪽으로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일본철도의 운영을 곰곰히 살펴보면서 나온 생각이기도 한데요. 일본의 경우 간선의 주력열차 역할을 하고 있는 특급이 그린샤-지정석-자유석의 세 단계 객실로 편성되어있지요. 그 중 자유석의 경우 단거리나 경제성을 취하는 수요로 붐비고요. 이 수요가 우리의 무궁화호의 수요에 비교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점을 적용시켜본 것입니다.
소네 사도루라는 일본철도전문가는 "새로운 철도시스템(전파과학사, 1992, 김양모 역-한우진님께서 언제가 추천하셨던 책^^)"이라는 책에서 일본국철의 비효율을 지적하면서 말한것 중 하나가, 고정 편성의 폐해인데요.. 침대-객차 혼합, 통근형열차에 그린샤 객차를 편성시키는 것 등으로 유연화시키자는 주장을, 무리는 있겠지만, 새마을-무궁화에 참고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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