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1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완승기 -3 블라디보스토크

<2006년 9월 21일(목)- 22일(금), 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여 2박을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관한 정보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므로 블라디보스토크와 관련된 철도에 관한 몇 가지 정보만 소개해보고자 한다.


* 블라디보스토크의 노면 전차

인구 60만의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지하철은 없다. 대신 궤도가 깔린 전차와 무궤도전차, 그리고 시내버스가 블라디보스토크의 공공교통을 당담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와 도색의 전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시내버스의 경우 서울과 부산에서 운행되던 시내버스들이 한글 행선도 떼지 않은 채 운행되고 있다.

필자는 블라디보스토크 역전에서 전차를 타보기로 했다. 서울의 버스중앙차선처럼 길 한가운데에 섬식 승강장이 있다. 시격이 원래 긴 것인지, 운행이 지연된 것인지 3,40분 정도 기다려서야 전차가 왔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이 종점이기 때문에 전차가 반대편 승강장에서 사람들을 내리고 숲쪽으로 갔다가 다시 나온다. 방향이 바뀌어 나오지만 전차대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원형 선로가 있는 듯하다.

금발의 아주머니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1+2 좌석 배열에 실내는 꽤 넓다. 버스와 전동차의 중간 정도 느낌. 탈때는 그냥 타고 내릴 때 5루블을 운임으로 내면 영수증 같은 것을 준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무임 대상인지 그냥 내린다.

클래식하게 생긴 노면전차


전차 내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노면전차


한국에서 수출된 시내버스가 한글도 안떼고 운행하고 있다. 이거 타면 다대포가나?



심지어는 전경차까지..

* 블라디보스토크 역

블라디보스토크 역은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총 연장 9289km의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종착역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사는 1912년에 완공된 것으로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건물이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넓은 대합실이 나오는데 천장의 벽화가 눈길을 끈다. 다시 대합실 정면 우측에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으며 여기에 단거리 표를 파는 매표소가 있고 다시 아랫층으로 내려가면 장거리 표를 파는 창구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의 철로는 주변 시가지보다 낮게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역 광장에서 역사를 지나 한층 내려가야 홈에 다다를 수 있다(우리의 여수역과 같은 형태). 때문에 역사도 2층 구조이다.블라디보스토크 역에는 3개의 섬식 플랫폼(6홈)이 있으며, 고상홈과 저상홈이 같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개집표가 없기 때문에 열차표나 입장권이 없어도 아무나 승강장에 들어갈 수가 있다.

역 광장에서 역사로 들어가지 말고 좌측으로 가면 선로를 건너 여객선터미널로 가는 횡단 육교가 있다. 이 육교에서 첫번째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기념하는 표식과 1940년대에 운행되었던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전에 갔더니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시 육교로 올라와 여객선터미널 쪽으로 더 가면 블라디보스토크 역의 웅장한 자태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여기 서서 보면 기관차 견인의 장거리 열차는 물론 인근을 잇는 전동차들이 쉴새 없이 오가는 모습도 블라디보스토크 역사를 배경으로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사와 광장(Fujifilm Reala100 필름)

블라디보스토크 역사 내 대합실

블라디보스토크 역 승강장에 있는 기념비와 증기기관차 (Fujifilm Reala100 필름)


모스크바로부터 9288km임을 가리키고 있는표식

뒷편에서 바라본 블라디보스토크 역

*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역사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대해 더 알기 위해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역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첫 상업용 철도는 1836년 당시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그와 황제의 여름 별장이 있던 차르스코예셀로(지금의 푸슈킨 시)를 잇는 24km짜리 철도에서 시작한다. 1851년 상트페테르부르그와 모스크바를 잇는 철도의 완공되고, 1957년에는 차르 알렉산더 2세가 철도 건설 법령을 반포하는 등 19세기 중반 이후 러시아의 철도는 급격히 늘어난다. 지금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본선에 해당하는 모스크바-첼랴빈스크(Chelyabinsk) 구간도 이 시기 건설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유럽에 속한 러시아에 국한 되는 것일뿐, 시베리아 너머의 지역은 여전히 미개발지역으로 남아있었다.

19세기 말 극동 아시아 지역의 정치, 경제적 필요성이 높아지고 시베리아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건설도 구체화 된다. 캐나다 태평양 횡단철도가 1885년 완공되자 이에 자극받은 차르 알렉산더 3세는 1891년 황태자 니콜라이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내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기공식을 거행한다. 1896년 서부 시베리아 구간을 시작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완공되기 시작했으나,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러시아 국내만을 횡단하는 노선이 전부 개통된 것은 1916년에 이르러서이다. 다음은 구간별 착공과 완공 시기, 간략한 안내이다.


-서부 시베리아 구간: 1892-96, 첼랴빈스크 Chelyabinsk - 노보시비르스크 Novosibirsk(당시 Ob River) 간

-우수리(Ussuri) 구간: 1891-97, 블라디보스토크 Vladivostok - 하바로프스크 Khabarovsk 간
우수리 구간의 경우 연해주 일대에 거주하던 조선인들 상당수가 건설 노동자로 참여했다고 함

-중앙 시베리아 구간: 1893-98, 노보시비르스크 Novosibirsk - 이르쿠츠크 Irkutsk - 바이칼 호

-바이칼 동부(Trans-Baikal) 구간: 1895-1900, 미소바야 Mysovaya(당시 Badushkin) - 치타 Chita - 스렌텐스크 Srentensk 간

-동청(東淸)철도 구간: 1897-1901, 치타 Chita - 하얼빈 - 우수리스크 Ussuriysk 간
현재 만주 횡단철도(TMR)의 일부를 이루는 구간으로, 완공과 함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본격적인 상업 운행이 시작되었다. 1916년 아무르 구간이 완공되기 이전까지 모든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 구간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1894년 러시아는 몰락해가던 청나라 정부로부터 철도 부설권을 획득하였다. 청나라 측에서는 중국 국내 궤간과 맞추기 위해 협궤를 요구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일부로 이용하기 위해 광궤로 건설하였다고 한다.

-바이칼 호수변(Circumbaikal) 구간: 1901-04, 이르쿠츠크 Irkutsk - 미소바야 Mysovaya 간
바이칼 호수 남부를 에둘러 가는 구간. 이 구간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바이칼 항에서 내려 배를 갈아타고 호수를 건너 호수 동편의 도시인 바두슈킨에서 다시 열차를 갈아타야 했다. 호수의 얼음을 깰 수 있는 영국제 증기 쇄빙선이 도입되었으나 효율이 낮아 철도 건선을 서두르게 되었다고 한다. 완공을 앞둔 1904년, 러일전쟁의 발발로 군 수송을 위해 호수의 얼음 위에 임시 선로가 가설되었으나 얼음이 깨져 열차가 가라앉은 사건도 있었다.

-아무르(Amur) 구간: 1907-16, 스렌텐스크 Srentensk - 하바로프스크 Khabarovsk 간
러일전쟁의 패배로 러시아는 만주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쇠퇴하며, 러시아 국내만을 경유해 갈 수 있는 노선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에 만주 이북을 횡단하는 아무르 구간의 철도를 1916년 완공하게 되며, 비로소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오늘날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1910년, 만국침대차량회사(웨건리)의 차량이 연결된 시베리아 경유 일본 - 유럽 간 직통 티켓이 발매된다. 그러나 1917년 러시아 혁명과 1922년 시베리아에서 일본군의 철수로, 다시 유럽행 노선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노선이 중심이 된다. 1927년 소련-일본 통상조약으로 시베리아 경유 유럽행 노선이 재개되지만, 1941년 제2차세계대전의 발발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운행은 다시 중지된다. 전후에도 외국인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이 불허되었으며, 이 조치는 1961년에 이르러 해제된다.

(참고자료)
-Lonely Planet, Tran-Siberian Railway, 2006.
-다음 백과사전
-百年の鐵道旅行 사이트 (http://www5f.biglobe.ne.jp/~travel-100years/)

(다음 편에 계속..)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posted by Gosanza S. Z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