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3부 - 영국철도 탐방기 - 3 버진트레인 vs GNER

<버진트레인 vs GNER>

* 런던 도심 북부의 두 역 - 유스턴 Euston 역과 킹스크로스 King's Kross 역. 이 역은 영국 북부로 가는 양대 간선의 시종착역이다.


┌ 유스턴역 / 서해안간선(West Coast Mainline)의 시종착역 / 버진트레인이 장거리열차를 운행
└ 킹스크로스역 / 동해안간선(East Coast Mainline)의 시종착역 / GNER이 장거리열차를 운행


* Virgin Trains의 '펜돌리노'

버진트레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혁신과 참신함"이다. 대부분의 차량이 2000년대 이후 도입한 것이며, 그 중에는 이탈리아에서 도입한 틸팅(고속주행을 위해 커브에서 차량을 자체적으로 기울이는 기술)차량 '펜돌리노'도 있다. 버진트레인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 Virgin West Coast (VWC) / 런던 시종착 서해안 간선 / 틸팅전동차 투입
└ Virgin Cross-Country (VXC) / 비 런던지역 간선 / 디젤동차와 틸팅디젤동차 투입

이 중 GNER과 경쟁하고 있는 것은 VWC이다. 서해안간선의 특징은 한국의 경부선이나 일본의 도카이도선과 달리 주요 도시를 지나는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 갈라지듯이 각 도시로 분기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목포행과 광주행으로 나뉘는 호남선에 비유할 수 있다. 이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약점이 될 수도 있는데, VWC는 다행히 열차 편성 수가 굉장히 많다. 버밍험행이 시간당 2편성, 맨체스터행 시간당 2편성, 리버풀행 시간당 1편성, 글래스고우행 2시간당 1편성(+랭캐스터행 2시간당 1편성)의 수준이다. 만약 이 도시들이 한 노선 상에 있었다면 시간당 6편성, 10분 시격으로 열차가 다니는 셈이 된다. 간선열차 치고는 상당한 양의 편성이다. 그래서 그런지 VT를 몇 번 탔어도 크게 붐비던 적이 별로 없었다. 한편 틸팅열차 '펜돌리노'의 승차감은? 기우는 것을 실제 느낄 수가 있다. 창밖을 보면 확연히 보인다. 그런데 원심력(구심력?) 때문인지 그렇게 쏠리지는 않는다. 아마도 그 각도로 열차가 멈춰있다면 서있기 힘들 것이다.

Virgin West-Coast의 390계 틸팅전동차 'Pendolino'. (칼라일 Carlisle역)



Virgin Cross-Country의 디젤차량. 틸팅 디젤차량도 있으나 외관은 같다.

Virgin Trains 4호선은 VWC 중 유일하게 비전화 구간을 달리기 때문에 디젤차량이 운행된다.

단왕복1편성에 한해 틸팅전동차가 운행되며 비전화 구간에서는 위와 같이 디젤기관차 견인의 형태를 취한다.

(Hollyhead역, Fujifilm400h 필름)



2등실 내부.



1등실 내부. 버진트레인 1등실에는 아침식사가 무료로 제공된다.


* GNER의 'IC125'

여기에 대항하는 맞수, GNER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통의 고수"다. GNER은 옛 국철시대에 사용하던 IC125와 IC225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IC125는 1976년 데뷔한 디젤 Push-Pull 열차로, 앞뒤로 디젤기관실이 달린 우리의 새마을호 pp열차라고 보면 된다. 최고속도 125mile/(약200km/h)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한편 IC225는 Push-Pull 이긴 하지만, 앞뒤로 디젤이 아니라 전기기관차가 달려있다. 마찬가지로 최고속도를 따 이름을 지었으나, 이번엔 mile/h가 아닌 km/h다. 동해안간선은 런던-에딘버러 구간만 전철화되어있기 때문에, 에딘버러 이북 구간을 직통하는 편성은 디젤인 IC125가 투입된다.

GNER의 IC125를 타고 런던 킹스크로스에서 에딘버러 웨이버리역까지 완승을 해보기로 하였다. 오전 10반차를 탔는데, Full Reserved라고 전광판에 나온다. 그야말로 만원 좌석이라 자리 예약을 안 하고 탄 사람들은 자리를 찾아 돌아다니다 객실 밖 바닥에 앉아가는 등 굉장히 혼잡하였다. 동해안간선은 서해안간선과 달리 주요 도시가 본선상에 위치한다. 즉 경부선이나 도카이도선과 비슷하다. 그럼에도 GNER의 열차는 시간당 2편성 가량만 투입된다. 서해안간선의 VT보다 양적으로 훨씬 밀린다. 그 때문인지 GNER을 세 번 타보았는데, 그 때마다 이처럼 혼잡도가 높았다.

IC125의 좌석. 무슨 응접시 쇼파 같다(그래도 리클라이닝은 안 됨). 진짜 70년대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는 듯하다. VT에 비해 영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영국에 간다면VT의 신조 차량보다는 GNER을 타보라고 더 권하고 싶다. 1976년 데뷔이니 30년이나 된 셈인데,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고. 물론 어디처럼 25년만 딱 채우면 고철로 팔아버리는 나라는 아니니 당장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60년대 생산된 지하철 전동차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도 보고 왔으니. 어쨌든 런던에서 에딘버러로 가는 4시간 내내, 경부선 새마을호나 도카이도 신칸센에서 0계를 탄 느낌이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간선, 그렇지만 열차 안의 시계는 7, 80년대. 반면 같은 GNER이라도 IC225(1988년 데뷔)의 느낌은 완전 달랐다. 붐비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문도 버튼식 자동문이고 실내 인테리어도 더 깔끔했다. 게다가 IC225차량의 경우 2004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쳤기 때문에 사실상 신조 차량의 느낌이었다.


GNER의 구 IC125 열차. 디젤기관차 push-pull 형태로 비전화구간인 에딘버러 이북행 편성에 운용되고 있다. (York역)



2등실 내부. Mark3형 객차.



1등실 내부. 객차 내부가 완전 응접실 분위기다. 굉장히 영국적이다.



구 IC225 열차. 전기기관차 push-pull 형태로 동해안간선이 전철화된 1980년대 후반부터 투입되기 시작하였다.

(런던 King's Cross역)



구 IC225 열차 내부. Mark4형 객차로 2004년 실내 개조를 거친 후사실상 신조 차량으로 태어난 느낌이다.


* 예약석 비교

한편 예약된 좌석을 표시하는 방법에서도 양사의 특징을 읽을 수 있다. VT를 비롯해 최근 도입된 열차의 경우 창문 위에 LED 표시기가 있어 좌석번호와 예약 구간이 표시된다. 반면 IC125와 IC225 등 구식 열차에서는 좌석등받이에 홀더가 있어, 예약이 되어 있을 경우 여기에 'Reserved'라고 적힌 종이가 꽂힌다. 이 종이에는 예약 구간과 "만일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함부로 이 종이를 빼거나 손상시킬 경우 엄벌에 처한다"는 무서운 글귀가 적혀있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주로 LED 표시기가 많았으나, 구형 IC 열차의 경우 좌석등받이가 아닌 창문 위에 예약 종이 홀더가 있었다.

GNER의 예약석 홀더


First Scot Rail에서 본 홀더.



<다른 간선철도 회사의 노장 & 신예>

* First Great Western


노장 IC125. (St. Erth역)



신예 180계 디젤동차 'Adelante'. (런던 Paddington역)

* Midland Mainline



노장 IC125. (런던 St. Pancras역)



신예 222계 디젤동차 'Merdian'. (런던 St. Pancras역)

* HullTrains



222계 디젤동차 'Pioneer'. (런던 king's Cross역)

(다음 편에 계속..)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posted by Gosanza S. Z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