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2부 - 독일철도 탐방기 - 2 독일의 철도역

<역>

* 독일 철도역의 특징이라면 'Hauptbahnhof(중앙역)'를 들 수 있다. 왠만한 대도시의 경우 그 도시의 대표역이자 관문인 중앙역이 있다. 서울이나 부산, 도쿄 같은 경우에는 그 도시의 이름을 딴 역이 사실상 중앙역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는 독일의 형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각 방면으로 여러 개의 역이 있는 런던, 파리, 모스크바와는 다른 형태이다. 또한 꼭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중형급 도시에는 중앙역이 있는데, 한 도시에 여러 역이 있을 경우 그 도시명과 역명이 같이 표시된다.

* 한 2, 3일 돌아다니다 보니, 독일 대도시 중앙역의 사이즈가 대강 잡힌다. 스타일이나 구조, 분위기도 비슷하다. 엄청나게 크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역으로 프랑크푸르트 역과 라이프치히 역을 꼽아보고 싶다. 서울역의 2~3배는 되지 않을까. 광명역에서 볼 수 있는 아치형 지붕 여러 개가 병렬로 나열되어 있어 실내가 더 커보인다. 라이프치히 역의 경우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는지, 깨끗하고 잘 꾸며져 있다. 지하 아케이드도 있다. 무엇보다 이런 건물들이 100년전인 19세기 말에 지어진 것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프랑크프루트 중앙역


프랑크프루트 중앙역 내부. 21이라고 써져 있는 것은 홈 번호.사진 뒤로도 3개의 홈이 더있다.

즉 24개 홈이 병렬로 늘어서 있는 것으로 엄청난 역의 규모를 말해준다.


라이프치히 중앙역


라이프치히 중앙역 내부. 좌측 지하 아케이드는 최근 리모델링 된 듯 하다.

우측에 보이는 아치 뒤에서 열차를 탄다.

참고로 역의 크기를 비교해 보기 위해 구글 어스를 이용해보았다.

모두 1km 상공에서 본 것으로 위에서부터

서울역, 도쿄역,

프랑크프루트 중앙역, 라이프치히 중앙역,

베를린 중앙역, 런던 워털루역 이다.

* 중앙역의 경우 대개 Reise Zentrum 이라는 것이 있다. 티켓 예약과 발권, 열차 이용 안내를 해주는 곳인데, 마치 은행이나 서비스센터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여기에는 창구 뿐만이 아니라 각종 열차 안내 팜플렛과 시각표들이 비치되어 있어, 열차 이용에 관한 문의점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해놓았다. 우리식 개념에서의 '매표소', 즉 창구가 그냥 바깥에 달랑 있는 것을 본 것은 뮌헨 중앙역이 유일했다.



Reise Zentrum

* 선로의 끝이 막혀 있고 거기에 플랫폼이 있는, 종착선 형태의 역이 많다(특히 중앙역에). 이것은 비단 독일 뿐만이 아니라 유럽 철도역 전체에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형태의 플랫폼의 경우 승객들이 계단을 거치지 않고도 쉽게 열차에 접근하거나 환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형상 선로가 시가지를 가로지르지 않아도 된다.

반면 여러 개의 선로와 플랫폼이 있을 경우 평면 교차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독일에서는 완벽한 다이어그램 때문인지 별로 이것을 못 느꼈지만, 런던의 경우 평면교차 때문에 열차 출발 5분 전에야 출발 열차와 플랫폼이 표시되었고, 지연도 속출했다. 이외에도 역으로 진입하는 열차의 제동이 안 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앞 뒤 상관없이 운전이 가능한 동차의 경우 상관없지만, 기관차 견인 방식의 경우 장폐단으로 다시 역을 빠져나가야 할 수 밖에 없다(예전 증기기관차 시절에 그 수 많은 종착역들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형태의 역이 왜 우리나라에는 없는가 궁금해졌다. 목포나 여수, 부산 같은 경우 이러한 형태를 충분히 취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부산 같은 경우 몇 개의 선로는 항구 인입을 위해 옆으로 뺀다고 쳐도, 여객을 위한 선로의 경우 이러한 식으로 만든다면 좋을텐데. 다른 문제를 다 떠나서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계단없이 쉽게 열차로 접근할 수 있는 굉장히 편리한 구조임에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선로의 외곽 이설로 같이 시외로 내몰리게 된 역들 - 경주나 군산, 원주 - 의 경우. 무작정 역을 외곽으로 이설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접근로는 남겨두고 앞서 말한 유럽의 종착선 형태의 역으로 만든 뒤 동차를 투입시키면 안될까? 장거리 여객은 외곽역에서 당담한다고 쳐도, 그 외곽에 접근하거나 인근 단거리 이동의 경우 기존역을 그대로 살린다면 철도 이용률을 높일 수 있을텐데.. 아쉬운 생각이 들뿐이다.



선로가 막힌 종착역 방식

* 독일 철도역 승강장에서 한 가지 신기했던 것은 긴 승강장을 나눠쓴다는 것이었다. 플랫폼의 경우 1번 홈, 2번 홈..의 식으로 나가는데, 긴 홈에 짧은 편성의 열차가 정차할 경우 1a, 1b, 1c 같은 식으로 나누어 쓰는 곳이 많았다. 즉 이미 열차가 플랫폼의 중간 정도까지 들어온 선로에, 또 다른 열차가 상대 열차가 있는 바로 앞까지 들어왔다가 다시 왔던 길로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영국에서도 볼 수 있었다.


사진 찍은 위치가 9번 승강장, 전면에 보이는 곳이 109번 승강장.

자세히 보면 같은 홈 선상이지만 선로가 다르다. (코블렌즈 역)

* 테러의 영향 때문인지 새로 생긴 베를린 중앙역의 경우 동전을 넣는 무인 방식인 코인로커가 없었다. 직접 당담자가 짐을 받아서 맡는 곳이 있었다. 공항 검색대처럼 엑스레이 검사까지 한 뒤 짐이 맡겨진다. 베를린에서는 하루에 3유로였으나, 런던 유스턴 역에서는 하루에 6파운드라 짐 맡기기를 포기했었다.

게팩센터, 짐 맡기는 곳.




KTX 패밀리라운지의 모델이 된 DB 라운지.

(다음 편에 계속..)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posted by Gosanza S. Z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