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영국철도 탐방기 - 8 요크 국립철도박물관 NRM(마지막편)
<National Railway Museum 국립철도박물관>
* York에 위치한 국립철도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철도박물관이다. 입장료는 무료(영국의 국립박물관들은거의 다 무료)이지만 인원 파악을 위해 처음 들어설 때 직원이 체크를 한다. 처음 입장을 하면 슈퍼마켓 크기 정도되는 기념품 판매점이 있고 여기서 박물관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기념품 판매점 우측으로 가면..
- Great Hall: NRM의 하이라이트. 전차대를 중심으로 왕년에 활약하던 각종 기관차들이 수 십여 점 전시되고 있다. 일본에서 온 신칸센 0계 실차도 있다.
- 기관차 정비소 : 관객들이 통로 위에서 기관차 사무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중앙관제실 : 열차의 상황이 표시되는지도와 CCTV 등으로 요크 인근의 철도 현황을 감시한다.
- 창고 : 박물관에 다 전시못한 물품들을 쌓아놓은 곳. 한 쪽 구석에는 'Flying Scotsman'(런던-에딘버러를 잇던 특급으로 우리로 치면 새마을호 격의 열차)특별전시 코너가 있었다.
기념품 판매점 너머로 가면..
- Station Hall : NRM의 두번째 하이라이트.철도의 역사와 종류별 안내에서부터, 각종 기관차 실차들과 철도 유물, 왕실차량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차고(depot) : 스테이션 홀 뒤편으로 나오면 있는 곳으로 6, 70년대 등 비교적 최근의 차량 당시이 전시되어 있다.그 당시의 신문을같이 전시해놓고60년대 디스코 음악도 틀어놓아 당시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임시 전시관이다.
- 어린이 박물관 :NRM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한 곳으로 기차의 원리와 실제 기구들을 체험해 볼 수 있다.
- 보존차량 : 의왕 철도박물관의 카와사키 동차처럼박물관 내 짧은 구간을유료로 운행하는 코너.
* 요크 국립철도박물관은 무지하게 크고 전시품이 많아서, 제대로 보려면 이틀은 잡아야 할 것 같았다. 독일에서도 뉘른버그의 DB박물관에 갔었는데, 독일 철도박물관이 아기자기하고 보기 좋게 꾸며져 있었다면, 영국의 NRM은 실차 위주로 엄청난 전시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의 철도박물관은 요크 NRM의 한 챕터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실차의 숫자만백여 개가 넘어 나중에는일일이 사진찍는 것을 포기했다.
특히Great Hall은 NRM을 대표하는 곳으로 50년 대까지 실제 차량기지로 썼던 곳이라 한다. 여기에는 전차대도 있어 정해진 시간에 가동을 하는데, 이 전차대도 실제 쓰던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 부산 기관차정비창을 가본 적이 있는데, 이곳의 정비창을 외곽으로 이전하고 NRM처럼 박물관으로 개조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위치도 서면 중심가와 가깝고, 부산 기관차정비창 자체의 역사적 의미도 있고(오래된 건물이었다).. 수도권에는 이미 철도박물관이 있기에 제2도시인 부산에 이런 철도박물관을 만든다면, 그리고 이왕 만든다면 새로 건물을 지을것이 아니라 기존 정비창을 개조하면어떨까.
또 하나인상적이었던 것은 창고였다. 너무 많이 미처 전시하지 못하고 있는 유물들을 창고 같은 곳에 쌓아놓고 관객들이 볼수 있게 해놓았는데,사소한 것(예를 들면 실제 역에서 쓰던 벤치나 장식품, 벽화 등)까지 버리지 않고 이렇게 보관을 해놓은 것을 보며 영국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NRM을 본 뒤 며칠 후 귀국해 보니 나름대로 역사성을 지닌 함백역을 아무렇지도 않게 부쉈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 입구 & 기념품 판매점
요크 국립철도박물관 NRM 입구.
처음에 들어서면 기념품 매점이다. 이곳에서 입장 체크를 한다.
한쪽 구석에 있는 철도 서적들. 맘 같아서야 다 사오고 싶었지만..
* Great Hall 부분
NRM의 하이라이트, Great Hall의 전차대.
전차대 주변에 방사형으로 전시된 기관차들. 전차대는 실제로 쓰이던 것이다.
HST(구 IC125)의 프로토 타입인 41형 디젤기관차.
A4 4468 Mallard호. 여타증기기관차와는 달리 유선형의 수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1938년 증기기관차로는 세계 최고속도인 203km/h로 기록하며, 독일의 200km/h 기록을 깼던 기관차다.
LNER(현 GNER의 전신격) 소속으로 동해안간선에서 활약하였다.
리버풀-맨체스터 간을 운행한 세계 최초의 상업 철도 -기관차 로케트호와 객차부. 복원된 것이다.
신칸센 0계 전두부 차량 실차가 전시되고 있는데,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NRM이 도쿄 교통박물관과 자매 결연을 맺으면서 2000년에 선박 편으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실차 옆에는 이렇게 따로 부스를 마련해 신칸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었다.
신칸센을 통해 국가 이미지까지 제고하고 있는 듯 했다.
부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한국인으로서 그리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 부스를 만든는데 협찬해 준 일본 기업 명단.
Great Hall의 한쪽 구석에 있는 인클라인 장치.
패찰들.
* 창고 & 기타
처음 들어서자마자 수 많은 철도 물품들을 보고 덜덜덜..
미처 다 전시되지 못한 것들을 이렇게 창고식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물론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조치를 해놓아서 관객들이 관람할 수 있었다.
실제 기관차 정비소를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
왼쪽에 보이는 것처럼 관객들은 통로 위에서 볼 수 있다.
20세기 초 철도회사들이 하던 광고로, 기념품 판매점에서 이 광고들을 엽서나 액자로 만들어 팔고 있었다.
* Station Hall
여기에도 수 십점의 실제 열차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왕실차량을 전시하는 곳.
* 어린이 박물관
박물관 내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건물이 아얘 따로 있었다.
분기기나 패찰처럼 직접 만져보고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체험 위주의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었다.
이외에 기관차의 원리를 알 수 있는 장난감들과 기관차를 분해해 놓은 기계들이 인상적이었다.
(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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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3부 - 영국철도 탐방기 - 7 기타
<기타>
* 런던 데이패스를 사면 해당하는 zone 안에 있는 지하철, 철도, DLR, 버스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회권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3파운드) 왠만한 관광객들은 데이패스를 사버린다.
* 초창기 지하철이란게 현대의 지하철처럼 철저히 지하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특히 서울 5, 6호선처럼), 건물 사이의 공간을 이용한 반지하식(천정이 오픈되어 있는)으로, 그리고 그게 불가능한 곳에서는 터널의 개념으로 지하로 뚫어주는 일종의 철도 개념이었던 것 같다. 도심 내 시가지의 교통체계에 얽매여 완행역할을 할 수 밖에 없던(시내버스처럼) 노면전차나 트램과는 분명 뿌리가 다르다. 그래서 지하철을 rapid transit이라고 표현하는 곳이 많은데, 이것은 지하철이 처음에는 도심 내에서 급행역할을 하는 철도 개념에서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런던지하철 Padddington역. 런던지하철에서도 최초(1863년)로 개통된 구간이다.
반지하식으로 천정의 일부분이오픈되어 있다.
국철 패딩턴 역 건너편에 있는 지하철 패딩턴역 입구. 1910년대 지어진 건물이다.
Metropolitan Railway(런던지하철의 전신)이라는 명칭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 Thurso역
Thurso역은 스코틀랜드의 최북단이자 영국 최북단에 위치한역이다. 하지만 일본처럼 '최북단 역'이라고 써있는 표식 같은 것은 없었다. 역사 내 전시된 증기기관차 사진 정도가 전부였고, 여느 시골역가 다를 바 없었다. 이런 것은 솔직히 일본이 더 잘 되어있는 듯하다. 한편 세계 최초로 철도가 탄생한 달링턴 역의 경우에도 초창기 철도에 대한 그림 액자와 예전에 쓰던 종을 가져다 놓은 것이 전부. 물론 달링턴 역의 경우 현재의 달링턴 역이 아니고 북쪽에 작은 역이 있는데 거기가 진짜라고 한다. 오히려 달링턴 시내 곳곳에 박물관이나 기념 장소 등 철도에 관한 유적이 많다.
영국 최북단 철도역 Thurso역.
북쪽으로 철도가 끝나는 지점.
Thurso역 승강장.
* Cardiff의 광역철도
카디프는 웨일즈의 수도로, 카디프를 중심으로 몇몇 광역철도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의 광역철도를 생각하면 안 된다. 지하철보다는 CDC에 가깝다. 역들도 전부 1선 1홈의 작은 역들. 다시 궁금해진다. 얘네는 이렇게 해도 장사가 되는건가 아니면 패러다임 자체가 다른 걸까? 철도가 꼭 대규모 수송만을 해야한다는 당연한 생각이 유럽에서는 안 통한다. 물론 얘네는 인프라가 철도 황금기에 이미 구축되었기 때문에 유리한 점도 있을 것이다. 1947년 지도를 보면 이 일대에 광역철도망이 거미줄 같이 놓여져 있었다. 이 중 많은 노선이 폐선되고 남은 것이 현재의 노선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광역구간에 경전철 건설을 고려한다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단선 비전화 철도와 비교해보면 어떤게 더 경제성이 있을까? 경전철의 경우 대개 도심의 대규모 수요를 고려하기 때문에 복선이고 배차 간격은 지하철 이상으로 좁다. 반면 단선 비전화 철도의 경우 운행 시격이 긴 반면 기존 철도와의 직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서 수요가 적은 외곽 노선에 유리할 것이다.
2량짜리 디젤동차를 타고 도착한 카디프 광역철도의 Coryton역.
종착역으로 승강장 하나 짜리 간이역이었다. 대부분의 역이 그러한 형태였다.
* 공사로 버스 대체
늦잠으로 열차를 놓쳐, 어쩔 수 없이 런던 Victoia - Dover Priory 간 열차를 이용하게 된 적이 있었다. 10월 22일 일요일 날이었는데, 마침 이 날은 Southeastern 철도의 몇몇 구간이 공사(정기적인 정비?)를 하는 날이었다. 필자가 탄 열차도 공사 구간인 Rochester - Rainham 구간을 지나게 되어 이 구간에서 대체 버스를 이용할 수가 있었다.
열차는 Rochester까지 정상적으로 운행한 뒤, 사람들을 다 내리게 했다. 역 앞에는 아얘 'Replacement Bus'라고 쓰여진 안내판이 있다. 이런 식으로 아얘 날을 잡아 운행을 중단하고 정비를 하는 듯 했다. 한 10분 정도 기다리자 2층 버스 두 대가 왔다. 버스에 올랐는데 표 검사도 안 한다. 버스는 시가지 내의 좁은 도로만을 이용해 Gillingham역에 도착, 약 10분을 정차한 뒤 다시 목적지인 Rainham역에 도착하다. 공사로 대체된 세 정거장을 거의 40분이나 걸려 온 셈인데, 철도가 우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Rainham역에서 다시 열차를 타고 본 궤도에 오르다.
대체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Rochester역에서 내렸다.
역사 내 게시판에 있는 공사 지도. 빨갛게 표시된 부분이 이 날 공사로 버스로 대체되는 구간이다.
버스 대체 시각표.
대체 버스로 2층 버스 두 대가 왔다. 저 사람들이 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다.
Rainham역으로..
* 수납 공간
독일철도 탐방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영국철도에서도 자전거나 큰 짐을 실을 공간이 넉넉하여 이용하기가 편리하였다. 한국철도와 달리 이러한 수납 공간이 있는 것은 자전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자전거를 취미나 운동, 또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 정도로 치부하지만, 유럽에서는 엄연한 교통수단이다. 일례로 우리는 자전거 도로가 보도 위에 있어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유럽에서는 자전거용 차선과 신호등이도로 위에 같이 있어 차와 같이 교통수단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꼭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수납 공간을 확보하여 승객의 편의를 높인 점은, 승객만 꽉꽉 채우려는(적어도 그런 느낌이다)한국철도가 배워서 적용했으면 한다.
스코틀랜드에서 본 자전거 수납공간. 고작 2량 짜리 디젤동차였음에도 이러한 공간을 고려해놓았다.
이것은 웨일즈에서 본 것.
큰 짐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
대부분의 객차마다 이런 공간을 설치해놓아 큰 배낭을 가지고 타도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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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 영국철도 탐방기 - 6 보존철도
<보존철도>
* 런던의 철도 전문서적을 파는 곳에서는 1890년과 1947년, 그리고 현재의 영국철도 아틀라스를 팔고 있다. 이것을 보면 현재의 노선이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처럼 수인선이나 삼천포선 같은 지선 노선 몇 개 없어진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철도연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런던이나 맨체스터 같은 대도시 주변은 서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철도가 거미줄 같이 깔려있다. 줄어든 것이 이 정도인데, 19세기 말과 20세기 초까지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야말로 철도가 우리나라의 국도 놓여져 있는 수준, 그 이상으로 놓여져 있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소위 철도선진국이라고 불리우고 있는 나라들의 철도인프라는 적자 노선을 이미 한번 솎아낸 상태인 셈이다. 처음부터 철도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시작하여 지금도 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와는 그 배경부터가 다른 것이다.
19세기 중반, 이들 국가들은 철도라는 신개념의 교통수단이 생김으로써 일종의 철도인프라의 빅뱅을 겪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90년대 말 휴대전화의 급격한 보급이나 2000년대 초 초고속인터넷 망의 폭발적인 증가를 겪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도보나 우마차 만을 이용해서 이동했던 거리를 철도라는 편하고 빠른 수단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이것은 그야말로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통체계였던 것이다. 반면 우리는 이미 도로교통이라는 대안이 생겨난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철도인프라 빅뱅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철도팬으로서 절망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그들과는 다른 불리한 조건을 어떻게 극복하여, 철도를 공공교통의 중심에 세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일 것이다.
* 어쨌든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영국에는 백여 개가 넘는 보존철도 구간이 운영되고 있다. 이용객 감소로 폐선이 된 노선의 일부 또는 전 구간에 증기기관차(SL)나 오래되어 퇴역한 열차 등을 운행하여 관광용 보존철도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선이 백여 곳이 넘는다는 사실은 철도팬으로서 부러울 따름이다. 다음 주소는 위키피디아 사이트에 있는 잉글랜드 지역 보존철도의 리스트이다.
☞ http://en.wikipedia.org/wiki/Category:Heritage_railways_in_England
잉글랜드만 이 정도이고 웨일즈나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지역, 기타 도서 지역은 별개로 표시되어 있으니 그 어마어마한 수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아래 지도는 보존철도와 함께 철도관련 유적,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는 곳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의 수 많은 보존철도 중 2개를 보고 그 중에 하나를 탈 수 있었다. 여기에 소개해본다.
영국 전역에 산재해 있는 보존철도들.
파란 점이 보존철도를 나타내며, 대부분이 관광용으로 상업운행을 하고 있다.
일부는실제 기관차를 운전해 볼 수 있는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출처 ☞ http://www.heritagerailways.com/ukmap.html
<Ravenglass & Eskdale 철도>
* 잉글랜드 북부, 호수지역에 위치한 Ravenglass & Eskdale 철도는 1876년 개통된 잉글랜드 지역 최초의 협궤철도이다. 원래는 에스크데일 산에서 캐낸 철광석을 운반하기 위한 용도로 건설되었다. 총 연장은 7마일(약 11km) 정도로, 건설비를 아끼기 위해 900mm 협궤로 건설되었다. 1913년 폐선되었으나 1915년 운행이 재개되었고, 이 때 현재의 381mm 협궤로 바뀌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www.ravenglass-railway.co.uk/
* Ravenglass역에 도착하였다. 이 역은 Ravenglass철도로 갈아탈 수 있는 곳으로 한가한 시골역이었다. 플랫폼에 내리자마자 초미니 궤간이 보인다. 옛 국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Ravenglass철도 박물관이 있으며, 약 50m 거리에 Ravenglass철도를 탈 수 있는 역이 있다. 조금 있으니 증기기관차가 기적소리를 내며 들어왔다.장난감 기차 같았다. 그렇지만 엄연히 실제 증기기관차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 진짜 기차이다. 전차대도 있는데 사이즈가 앙증맞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밀어 직접 돌린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쉽게도 레이벤글라스로 오는 열차를 한 번 놓쳐, Ravenglass철도를 직접 타볼 수는 없었다. 여름 시즌의 경우 열차가 많이 운행하나, 겨울로 갈 수록 하루에 운행하는 횟수가 줄기 때문이다. 직접 보니 정말 타고 싶었다. 열차를 놓친 바람에 돈은 굳었다만.. 먼 훗날을 기약하는 수 밖에.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엽서 두 장으로 아쉬움을 달래도 사진을 찍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보존 철도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영상1) 전차대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Ravenglass철도의 SL.
사람이 밀어서 돌린다. ㄷㄷㄷ..
앙증맞은 크기의 증기기관차(옆에 서있는 사람과 크기를 비교해보라)..!하나 가지고 싶었다.
전차대에서 방향 전환 후 열차 앞부분으로 가고 있다.
객차부를 점검하고 있는 승무원 할아버지.
저렇게 객차부는오픈된 상태로 운행한다.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거의운행을 안 한다.
381mm짜리 초미니 궤간. 필자의 발과 비교해보시길.. 앞부분은 전차대.
국철(민영화되었으나 구분을 하기 위해 그렇게 칭해본다)역과도 맞붙어 있다.
좌측이 국철의 표준궤, 우측이 Ravenglass철도의 초미니 궤간.
차량기지?.. 라기보다는목공소같은 느낌이다.
<Ffestiniog 철도>
* 웨일즈 북부에 위치한 Ffestiniog철도는 1836년 개통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중 하나이다. Ffestiniog 산 일대에 위치한 슬레이트를 채취해 해안으로 수송하기 위해 건설된 이 철도는 총 연장 21.5km의 협궤철도(597mm궤간)이다. 20세기 들어 슬레이트의 수요가 감소하고 2차 대전이 발발함에 따라 1939년 운행이 중지되었다. 2차 대전 이후에도 자동차 증가에 따른 이용객의 감소로 운행을 재개할 수 없었으나, 보존용 관광철도로 부활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어 1955년 일부 구간의 운행을 재개하였고 1981년에는 전 구간이 복원되었다.
Ffestiniog철도의 특징은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열차의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열차 승무에서부터 SL운전, 차량운용, 전기통신,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되기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으며, 현재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퇴직 철도원, 회사원, 의사, 학생 등 10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물론 외국인도 참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일상 영어회화만 가능하다면 현지에 도착하여 SL 운전 등 희망 분야를 교육 받은 뒤 배치되는 것이다. 시간만 된다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SL을 운전이나 승무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인데, 철도팬으로서는 한번 고려해 볼 만 하다. (참고자료 /支球の步き方 By Train ⑤ イギリス鐵道の旅, Diamond-Big, 2006.)
☞ 공식홈페이지http://www.ffestiniograilway.co.uk/
* ATW 열차를 타고 Ffestiniog철도로 갈아탈 수 있는 Minffordd역에 도착하였다. 학생들이 많이 내렸는데 다들 집에 가버리고 역에 혼자 남다. 국철역과 Ffestiniog철도역은 통로로 이어져있다. Minffordd역은 무인역으로 작고 고풍스러웠으며 열차표는 차내에서 사야했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내로우 게이지, 협궤였다. 1시간이 넘게 열차를 기다려야 했기에 혼자 벤치에 앉아 팜플렛을 좀 읽어보다 사진찍다 하며 시간을 보내다. 역 바로 옆에는 언덕이 있는데 방목되고 있는 양들이 코 앞까지 다가오다. 얼마 후 역에서 낙엽을 치우며 일하고 있던 웨일즈인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게 되다. 한국에도 보존철도가 있냐고 해서 없다하면 너무 쪽팔리니까 곡성 철도마을(진짜 SL도 아니지만)을 생각해서 하나 있다고 했다. 수인선에 대한 이야기도 해드렸는데, 왜 보존 안 했냐고 해서 할 말이 없었음.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기적소리와 함께 열차가 들어오다. 마침 이 역은 교행을 하는 역이라 양쪽에서 열차가 오고 있었다. 승무원 복장도 잘 어울리고 멋있었다. 뒤에서 두번째 칸, 3등실에 오르다. 열차는 매우 느린 속도(20~30km/h 정도)로 달렸고 동쪽으로 보이는 차창 풍경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산악구간이라 곡선과 구배가 상당했는데, 덕분에 웨일즈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정말 영국에 가시는 분이라면 철도에 관심없는 분이라도 이 철도는 꼭 추천하고 싶다.
(영상2) 처음 부분은 Ffestiniog철도의 객차 내부와 차창 풍경.
다음 부분은 증기기관차에 급수하는 모습.
마지막 부분은 객차 연결하는 모습
기적 소리를 내며 진입하고 있는 열차. (Minffordd역)
객차 부분. 왠지 영국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양쪽이 쌍둥이처럼 대칭의 구조를 이루는 더블 엔진보일러 형태의 증기기관차.
다른 철도에서는 보기 힘든 레어한형태라고 한다.
필자가 탈 Blaenau Ffestiniog 행 열차가 들어온다. 이 역에서 교행을 하는 것이다.
이 기관차는 더블 엔진보일러는 아니다. 승무원의 복장이 고풍스럽다.
3등실 객차 내부. 협궤치고는 객차 폭이 넓었다.저 할아버지 뒤에 탔다.
597mm 협궤 궤간. 크기 비교를 위해 필자의 운동화(280mm)를 놓아보았다.
Minffordd역.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현재는 무인역이다.
역사 안에 위치한 폐색구간을 관리하는 시설. 무지 오래되어 보인다.
열차가 들어오면 차장이 내려 이 시설의 문을 열고 통표를뽑아 가는 듯 했다.
차장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하자 흔쾌히 촬영을 허락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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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의 단량동차>
* 웨일즈 로컬선의 단량동차
웨일즈의 남서부 Swansea와 중부 Shrewsbury를 잇는, 일명 Heart of Wales line라고 불리우는 이 구간은 말 그대로 웨일즈의 중심을 관통하는 구간이다. 우리의 경전선과 비슷한 느낌의 한적한 구간으로 영국 로컬선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153계 단량동차(1량짜리 기동차)가 투입되는데, 물론 화장실도 있다. 총 4시간이 소요되는 구간으로 중간에 교행을 하면서 승무 교대를 한다. 즉 먼저 번의 기관사와 차장은 중간까지 왔다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새 기관사와 차장(물론 이 둘도 온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타서 승객들은 다시 검표를 받는다.
기관사와 차장 2인이 승무하며, 검표는 차장이 맡고 있었다. 또한 차장은 열차가 서는 역(대부분 무인역)마다 내려서 열쇠로 박스를 열어 폐색구간을 조절하는 듯 했으나,통표가 달린 큰 반송기 같은 것은 볼 수 없었다. 어쨌든 차장 아저씨가 수고가 많으시긴 했지만, 기관사 1인만 승무를 하는 일본보다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단량동차가 투입된다는 자체가 수익이 안 나는 노선이라는 건데, 버스만한 동차에 2인을 투입한다는 것은 좀 낭비가 아닌가?
Heart of Wales선의 153계 단량동차. (Llandrindod역, Agfa Ultra 필름)
Blaenau Ffetiniog - Llandudno 간을 왕복하는 153계 단량동차. (Blaenau Ffetiniog역,Agfa Ultra 필름)
무인역 승강장에 내려 폐색구간을 조절하고 있는 차장 아저씨.
* 단량동차 고장 사건
Llandrindod에서 승무교대를 한 뒤 두 정거장이나 갔을까. 열차의 시동이 자꾸 꺼지다가 결국에는 어느 숲 속에서 멈추어 버렸다. 기관사와 차장이 내려가 차량의 상태를 살펴보고 올라와 다시 시동을 걸어보았으나 덜덜거리다 꺼짐. 결국 차장은 견인할 기관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였다. 다시 둘은 차량을 보러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상황실과 통화를 반복하다. 곧 근처 역에서 지원 인력 서 너명 정도가 오다. 근처 역이라고 해봤자 대부분 무인역 아니면 한 두명이 상주하는 역이라 많은 인원이 올 수가 없는 듯 했다. 그런 식으로 한 시간 정도가 지난 뒤, 다음 역으로 걸어서 이동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사실 명령은 아니고, 다음 역으로 이동해 버스를 타거나, 열차에 남아 견인되기를 기다리는 방법 중 선택하라는데. 당연히 아무도 안 남으려했고, 약 15명 정도 되는 승객 전원이 다음 역으로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어디선가 사다리를 꺼내와 앞문을 열고 내려갔다.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는가! 영국에 와서 처음 타 본 단량동차가 고장나 운전석 앞문으로 내리는 일을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날 묵을 숙소를 잡지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일정보다 몇 시간이나 더 늦게 목적지에 가게 되었으니. 게다가 여기는 머나먼 이국 땅 시골 구석, 이 낯선 곳에 던져진 한 동양인..
열차에는 두 명의 직원이 남았고, 승객들은 다른 직원 서 너명과 함께 다음 역까지 걸어갔다. 필자도 승객들과 함께 선로를 따라 약 25분을 걸어 다음 역인 Lanbister Road 역까지 갔다. 여기에서 또 30분 가량을 기다리니 상황실에서 보내준 버스가 도착하였다. 25인승 미니 버스급으로 보였는데 벤츠산이었다. 다시 그렇게 1시간 반 어둡고 좁은 시골길을 달려, 원래 열차의 종착역인 Shrewsbury역에 도착하여 상황 종료.
열차 고장으로 선로를 따라 다음역까지 가다!
* 영국의 국민성?
재미있던 점은 열차의 고장으로 영국인들을 국민성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열차가 고장났는데 다들 여유있고, 자동차처럼 뒤에서 우리가 밀어야 되는거 아니냐는 둥 자기들끼리 농담을 하면서 웃는다. 15명 정도 되는 사람 중 아무도 불평 불만을 안 터뜨린다. 체념을 한 것인지는 몰라도. 버스도 한참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별로 신경 안 쓰는 분위기. 우리나라 같았으면 열혈 아저씨 아줌마 한 두명 정도 나와서 노발대발 할 상황이었는데(솔직히 필자는 누군가가 그래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직원들이 방법이 있는데 안 쓰는 것도 아니고, 그들은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어차피 직원들한테 화내 봤자 소용도 없는 것이고.. 라고 생각도 했으나 그래도 회사 차원의 실수인데, 승객들을 이렇게 걷게 했는데, 진짜 배고파 죽을 지경인데, Shrewsbury역에 도착하면 본사에서 직원이 나와 정말 죄송하게 되었다고 빌면서 무료 티켓이나 간단한 도시락이라도 주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했으나 그런 거 없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모두들 막차 놓칠세라 그냥 얼른 자기 갈 길을 가더라는 허무한 결말.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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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3부 - 영국철도 탐방기 - 4 영국의 야간열차
<야간침대열차>
* 야간열차, 특히 침대열차의 경우 숙박을 목적으로 하는 특성(전날 밤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목적지에 도착하는)상 500km 이상의 장거리 구간에서 발달할 수 있다. 단순히 거리 뿐만이 아니라 수요를 뒷받침 해 줄 대도시도 위치해 있어야 한다. 영국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하고 일본의 2/3 정도이지만, 주요 대도시들이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장거리 구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멀리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도시가 런던과 스코틀랜드의 중심 도시인 에딘버러의 구간이지만, 이 둘 간의 거리 역시 600km 정도로 부산-평양의 거리보다도 가깝다. 때문에 장방형의 국토 모양에 1000km 이상의 대도시 구간이 산재한 일본이나, 인근 국가와의 지리적, 정치적 장애가 거의 없는 유럽 대륙과 달리, 영국에서는 야간침대열차가 발달하지 못했다. 여기에 열차가 고속화되고 항공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야간열차가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영국에서 운행되는 야간열차는 칼레도니안 슬리퍼 Caledonian Sleeper(런던-스코틀랜드)와 나이트 리비에라 Night Riviera(런던-콘웰지방)의 두 가지 밖에 없다.
영국 침대열차의 첫인상은 대륙과 달리 복도가 매우 좁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대체적인 분위기가 대륙과 사뭇 달랐다. 영국의 야간열차는 1등 침대(1인실)와 2등 침대(2인실), 좌석차, 라운지카로 이루어져 있으며 쿠셋(6인실)이 없다. 대륙에서 싼 값에 쿠셋을 이용했던 필자로서는 필요 이상으로 호텔에서와 같은 고급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었다. 세면도구와 생수, 아침식사가 제공되며, 시트를 승객이 직접 깔아야 하는 대륙의 쿠셋과 달리 시트도 이미 깔려 있었다. 쿠셋이 군더더기를 없애고 필요한 것만 취한 얼마나 합리적인 것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침대차 말고 좌석차를 이용할 경우 이러한 서비스는 없다. 대신 요금이나 예약비가 없어(독일에서는 예약비 3유로) 패스가 있을 경우 정말 공짜로 하룻밤을 날 수 있다.
* 칼레도니안 슬리퍼는 First Scot Rail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에 왕복 두 편성이 있다(단 토요일 운휴). 우선 HIghland Caledonian Sleeper의 경우 초저녁 런던 Euston을 출발하여 서해안간선을 따라 북상하여 에딘버러로 간 뒤, 각각 Aberdeen과 Inverness, Fort William 방향으로 객차가 분리된다. 런던에서 세 행선의 객차들이 같이 출발하기 때문에 꽤 장대편성이 된다. Lowland Caledonian Sleeper의 경우 심야에 런던 Euston을 출발하여 마찬가지로 서해안간선을 따라 북상하지만, Carstairs에서 객차가 분리, Y자 모양으로 분기되어 하나는 에딘버러, 하나는 글래스고우로 간다. 차내에 샤워 시설은 없으나 런던이나 에딘버러 역에 샤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1등 침대 티켓 소지자는 무료이다.
이번 영국의 여정에서는 야간열차를 세 번 이용해보았다. 먼저 런던을 21:15에 출발하여 인버네스에 08:30에 도착하는 HIghland Caledonian Sleeper에서는 2등 침대를 타보았다. 객차의 경우 숫자가 아닌 알파벳으로 불리우며, K차였다. 2인실이었고 원양어선에 승선한다는 스코틀랜드 아저씨와 탑승했다. 생수와 FSR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일회용 세면도구 세트가 침대마다 놓여져 있어 기념으로 가져왔다. 탑승을 하면 곧 차장이 다가와 검표를 한다. 아침에 몇시에 깨워줄지와 식사와 함께 무슨 음료를 마실지 물어본다. 오전에 일어나니 열차의 진행 방향이 바뀌어 있고, 옆 칸이 없어져 있어서 열차 후면의 경치를 감상하며 올 수 있었다. 내리기 얼마 전 차장이 노크를 하더니 아침 식사(빵 몇 개와 머핀)와 커피가 담긴 쇼핑백을 건내주었다. 2등 침실의 요금은 34파운드(운임 제외)였다.
런던에서 에딘버러까지 90형 기관차가 장대편성을 견인한다. (런던 Euston역)
Caledonian Sleeper의 객차
복도는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정도로 매우 좁다.
2등 침실(2인실) 내부.
세면도구와 각종 팜플렛이 침대마다 놓여져 있다. 우측은 BritRail Pass와 침대열차 예약권
Caledonian Sleeper에서 제공된 아침 식사.
아침에 깨어나보니 열차는 스코틀랜드 북부를 달리고 있었다.
* 두번째로 에딘버러를 23:40에 출발하여 런던에 07:14에 도착하는 Lowland Caledonian Sleeper에서는 좌석차를 이용해보았다. 에딘버러 Waverley역 동쪽의 한가한 곳에 위치한 10번 홈에서 탔다. 기관차와 라운지카 사이에 있는 A차였다. 좌석은 1+2 배열로 KTX 특실의 좌석처럼 넓고 편했고, 이번 영국 여정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리클라이닝 시트를 이용할 수 있었다. 좌석이 진짜 편했던 것인지, 피곤했던 탓인지 좌석에 탄 것으로는 드물게 정말 개운하게 잘 자고 런던에 도착했다. 자리마다 눈가리개 제공되어 기념으로 가져왔다. 금요일 저녁임에도 런던으로 가는 상행열차라 그런지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다.
Lowland Caledonian Sleeper. (에딘버러 Waverley역)
좌석차 내부. 1+2배열로 KTX특실 좌석과 비슷하다.
* 나이트 리비에라는 First Great Western에서 운영하며, 하루에 왕복 두 편성이 있다(단 토요일 운휴). 런던에서 잉글랜드 서남부에 돌출된 반도 지방인 콘웰의 Penzance까지 491km의 비교적 짧은 구간을 운행한다. 낮에는 열차가 5시간 만에 주파하는 구간이지만, 나이트 리비에라는 새벽 너무 이른시간에 도착하지 않게 표정속도를 낮춰 7, 8시간 동안 운행한다. 1등 침대, 2등 침대, 좌석차, 식당차가 있으며, 좌석차는 2+2, 식당차는 1+2 배열이다.
세번째 야간열차로 Penzance를 22:00에 출발하여 05:11 런던 Paddington에 도착하는 나이트 리비에라의 2등 침실을 이용해보았다. 칼레도니안 슬리퍼보다 열차 량수도 적고 더 한가한 느낌이었다. 역시 2인실이었지만 방을 혼자 쓰게 되었다. 세면대에 뚜껑이 있어 닫으면 탁자로 쓸 수 있고 그 아래에는 쓰레기 통이 있어 편했다. 역시 생수와 세면도구가 제공되었다. 아침 식사는 달랑 음료와 쿠키 하나로 칼레도니안 슬리퍼보다 부실했다. 요금이 칼레도니안 슬리퍼보다 싼 이유가 있었다. 2등 침실의 요금은 25파운드(운임 제외)였다.
Night Riviera의 객차. (Penzance역)
아침에 런던에 도착해서.. (런던 Paddington역)
역시 복도가 좁다.
2등 침실 내부.
선반 뚜껑을 열면 세면대가 나온다.
제공된 아침 식사.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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