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zino의 유라시아 철도기행 2006'

3부 - 영국철도 탐방기 - 7 기타

<기타>

* 런던 데이패스를 사면 해당하는 zone 안에 있는 지하철, 철도, DLR, 버스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회권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3파운드) 왠만한 관광객들은 데이패스를 사버린다.


* 초창기 지하철이란게 현대의 지하철처럼 철저히 지하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특히 서울 5, 6호선처럼), 건물 사이의 공간을 이용한 반지하식(천정이 오픈되어 있는)으로, 그리고 그게 불가능한 곳에서는 터널의 개념으로 지하로 뚫어주는 일종의 철도 개념이었던 것 같다. 도심 내 시가지의 교통체계에 얽매여 완행역할을 할 수 밖에 없던(시내버스처럼) 노면전차나 트램과는 분명 뿌리가 다르다. 그래서 지하철을 rapid transit이라고 표현하는 곳이 많은데, 이것은 지하철이 처음에는 도심 내에서 급행역할을 하는 철도 개념에서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런던지하철 Padddington역. 런던지하철에서도 최초(1863년)로 개통된 구간이다.

반지하식으로 천정의 일부분이오픈되어 있다.



국철 패딩턴 역 건너편에 있는 지하철 패딩턴역 입구. 1910년대 지어진 건물이다.

Metropolitan Railway(런던지하철의 전신)이라는 명칭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 Thurso역

Thurso역은 스코틀랜드의 최북단이자 영국 최북단에 위치한역이다. 하지만 일본처럼 '최북단 역'이라고 써있는 표식 같은 것은 없었다. 역사 내 전시된 증기기관차 사진 정도가 전부였고, 여느 시골역가 다를 바 없었다. 이런 것은 솔직히 일본이 더 잘 되어있는 듯하다. 한편 세계 최초로 철도가 탄생한 달링턴 역의 경우에도 초창기 철도에 대한 그림 액자와 예전에 쓰던 종을 가져다 놓은 것이 전부. 물론 달링턴 역의 경우 현재의 달링턴 역이 아니고 북쪽에 작은 역이 있는데 거기가 진짜라고 한다. 오히려 달링턴 시내 곳곳에 박물관이나 기념 장소 등 철도에 관한 유적이 많다.


영국 최북단 철도역 Thurso역.


북쪽으로 철도가 끝나는 지점.


Thurso역 승강장.


* Cardiff의 광역철도

카디프는 웨일즈의 수도로, 카디프를 중심으로 몇몇 광역철도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의 광역철도를 생각하면 안 된다. 지하철보다는 CDC에 가깝다. 역들도 전부 1선 1홈의 작은 역들. 다시 궁금해진다. 얘네는 이렇게 해도 장사가 되는건가 아니면 패러다임 자체가 다른 걸까? 철도가 꼭 대규모 수송만을 해야한다는 당연한 생각이 유럽에서는 안 통한다. 물론 얘네는 인프라가 철도 황금기에 이미 구축되었기 때문에 유리한 점도 있을 것이다. 1947년 지도를 보면 이 일대에 광역철도망이 거미줄 같이 놓여져 있었다. 이 중 많은 노선이 폐선되고 남은 것이 현재의 노선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광역구간에 경전철 건설을 고려한다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단선 비전화 철도와 비교해보면 어떤게 더 경제성이 있을까? 경전철의 경우 대개 도심의 대규모 수요를 고려하기 때문에 복선이고 배차 간격은 지하철 이상으로 좁다. 반면 단선 비전화 철도의 경우 운행 시격이 긴 반면 기존 철도와의 직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서 수요가 적은 외곽 노선에 유리할 것이다.

2량짜리 디젤동차를 타고 도착한 카디프 광역철도의 Coryton역.

종착역으로 승강장 하나 짜리 간이역이었다. 대부분의 역이 그러한 형태였다.


* 공사로 버스 대체

늦잠으로 열차를 놓쳐, 어쩔 수 없이 런던 Victoia - Dover Priory 간 열차를 이용하게 된 적이 있었다. 10월 22일 일요일 날이었는데, 마침 이 날은 Southeastern 철도의 몇몇 구간이 공사(정기적인 정비?)를 하는 날이었다. 필자가 탄 열차도 공사 구간인 Rochester - Rainham 구간을 지나게 되어 이 구간에서 대체 버스를 이용할 수가 있었다.

열차는 Rochester까지 정상적으로 운행한 뒤, 사람들을 다 내리게 했다. 역 앞에는 아얘 'Replacement Bus'라고 쓰여진 안내판이 있다. 이런 식으로 아얘 날을 잡아 운행을 중단하고 정비를 하는 듯 했다. 한 10분 정도 기다리자 2층 버스 두 대가 왔다. 버스에 올랐는데 표 검사도 안 한다. 버스는 시가지 내의 좁은 도로만을 이용해 Gillingham역에 도착, 약 10분을 정차한 뒤 다시 목적지인 Rainham역에 도착하다. 공사로 대체된 세 정거장을 거의 40분이나 걸려 온 셈인데, 철도가 우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Rainham역에서 다시 열차를 타고 본 궤도에 오르다.

대체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Rochester역에서 내렸다.

역사 내 게시판에 있는 공사 지도. 빨갛게 표시된 부분이 이 날 공사로 버스로 대체되는 구간이다.


버스 대체 시각표.

대체 버스로 2층 버스 두 대가 왔다. 저 사람들이 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다.



Rainham역으로..



* 수납 공간

독일철도 탐방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영국철도에서도 자전거나 큰 짐을 실을 공간이 넉넉하여 이용하기가 편리하였다. 한국철도와 달리 이러한 수납 공간이 있는 것은 자전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자전거를 취미나 운동, 또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 정도로 치부하지만, 유럽에서는 엄연한 교통수단이다. 일례로 우리는 자전거 도로가 보도 위에 있어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유럽에서는 자전거용 차선과 신호등이도로 위에 같이 있어 차와 같이 교통수단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꼭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수납 공간을 확보하여 승객의 편의를 높인 점은, 승객만 꽉꽉 채우려는(적어도 그런 느낌이다)한국철도가 배워서 적용했으면 한다.

스코틀랜드에서 본 자전거 수납공간. 고작 2량 짜리 디젤동차였음에도 이러한 공간을 고려해놓았다.

이것은 웨일즈에서 본 것.



큰 짐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

대부분의 객차마다 이런 공간을 설치해놓아 큰 배낭을 가지고 타도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다음 편에 계속..)

ⓒ Shinzino 2006 (http://blog.paran.com/station215)

posted by Gosanza S. Z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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